'불안이라는 중독' 번역 출간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폭식이나 흡연, 충동구매 등은 부정적 결과로 이어진다는 것을 알면서도 계속 되풀이하는 습관이다.

중독 심리학 전문가인 저드슨 브루어 미국 브라운대 교수는 '불안이라는 중독'(김영사 펴냄)에서 이처럼 현대인들이 빠져들기 쉬운 중독과 나쁜 습관으로 굳어지는 것을 뇌의 중독 메커니즘으로 설명한다.

중독이라면 흔히 술이나 마약, 도박 등을 떠올리기 쉽지만, 저자는 중독을 '부정적 결과에도 불구하고 계속 사용하는 것'으로 정의하면서 현대인 대부분이 "불안에 중독됐다"고 진단한다.

저자에 따르면 불안은 '임박한 일이나 결과가 불확실한 일에 대한 걱정이나 긴장 또는 불편을 느끼는 감정'이다.

현대인의 뇌는 이런 불안을 맞닥뜨릴 때마다 '걱정'이라는 정신적 행동으로 이어지고, 걱정은 불안을 쫓아내기 위해 무엇이든 시도하게 만드는 발작 버튼을 누른다고 한다.

스마트폰을 꺼내서 뉴스피드를 확인하거나 이메일에 답신을 쓰면 잠시 불안이 완화될지도 모르지만, 이는 새로운 습관을 만들 뿐이라고 지적한다.

따라서 스트레스나 불안에 시달릴 때 스스로 주의를 흩트리게 되며 이는 더 많은 걱정으로 이어지고, 걱정은 그 자체의 촉발인자가 된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걱정이 불안을 해소하는 데 썩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만 불러일으키는데도 뇌는 걱정을 계속한다"며 "뇌가 하는 일은 우리가 살아남도록 돕는 것이나 우리의 뇌는 어느 시점에서 문제 해결과 걱정을 연계시켰으며 걱정이 최선의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이어 "결국 뇌는 해결책이라는 잭폿을 터트리기를 바라며 걱정이라는 슬롯머신의 레버를 계속 당긴다"고 덧붙인다.

저자는 이런 악순환을 끊는 방법으로 '습관 고리'를 바라보라고 제안한다.

습관 고리는 '불안하다(촉발인자)-먹는다(행동)-불안으로부터 일시적으로 도망친다(보상)'로 단순화할 수 있다.

먼저 자신의 중독을 이해하는 단계부터 시작한다.

자신을 괴롭히는 중독이 어떻게 촉발되고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지 이해하는, 중독을 단지 관찰하는 단계다.

다음 단계는 중독이 일으키는 결과 이해하기다.

중독이 잠깐의 위안이나 쾌락을 안겨줄 뿐 장기적으로 더 많은 불안을 가져온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

중독의 끔찍한 결과에 뇌가 환멸을 느끼게 되는 단계로 이 연습을 거듭할수록 자신의 나쁜 행동이 어떤 결과를 얻는지 분명하게 보인다고 한다.

마지막 단계는 재설계다.

인간의 뇌는 불안보다 몰입, 평온, 내적 성장이 훨씬 가치가 있음을 알고 있다고 한다.

뇌는 중독이라는 나쁜 습관을 버리고 대체 행동을 통해 새로운 좋은 습관을 형성하기 때문에 몸과 마음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관심을 기울이면 더 큰 만족과 행복을 얻을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김태훈 옮김. 360쪽. 1만7천500원.
폭식·흡연·충동구매…부정적 결과에도 왜 되풀이할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