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이후 천문학적 손실…구조조정-무임수송 보전 갈등

서울 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이 막대한 재정난에 따른 사측의 구조조정 계획에 파업을 예고하며 응수했다.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노조 요구에 응하지 않고 대화조차 거부한다면 9월 14일 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23일 선포했다.

부산·대구·인천·광주·대전 도시철도 노조의 연대파업 여부도 내달 초 확정될 예정이라 파업은 전국으로 번질 수 있다.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일단 정부·서울시에 교섭과 대화를 촉구하겠지만 정부와 서울시가 요구를 묵살하고 대화를 거부한다면 전면 파업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6개 노조는 각기 상황이 다르지만, 지하철을 멈추는 파업 카드까지 꺼내든 배경에는 공통으로 재정난이 있다.

재정난의 핵심은 노약자 무임수송 손실 보전 문제다.

운영 규모와 적자 폭이 가장 큰 서울교통공사는 1∼4호선과 5∼8호선을 각각 운영하던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가 통합하면서 2017년 출범한 이래 줄곧 적자에 시달렸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직격타가 됐다.

시민들의 이동량을 줄이기 위한 지하철 운행 감축과 재택근무 확산 등으로 운송 수입이 줄면서 지난해 적자가 1조1천억원으로 불어났다.

올해 적자 규모는 1조6천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근본적인 적자 원인으로는 연간 수천억원대인 노약자 무임 수송과 2015년 이래 동결된 지하철 요금이 꼽힌다.

노조는 노약자 무임 수송이 법에 따른 서비스인 만큼 정부가 손실금을 보전해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서울시도 정부에 계속 요구해온 내용이다.

하지만 정부의 무임 수송 손실 보전은 현행 제도상 코레일(한국철도)에만 해당해 여타 도시철도 운영기관은 이 부담을 직접 떠안고 있다.

정부가 도시철도 운영기관의 경영 합리화 노력이 부족했다며 자구책 마련을 지시한 일도 갈등의 한 원인이 됐다.

서울시가 지시에 따라 인건비 절감, 복리후생 축소 등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노조와 대립각이 커졌다.

통합 이후 누적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거졌음에도 양쪽의 입장이 수년간 평행선을 달리면서 결국 파업 위기로 치닫게 된 셈이다.

노조가 파업 계획을 발표하기는 했으나 예고한 시점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았고, '협상 먼저'라는 기조가 뚜렷해 파업까지 가지는 않을 가능성도 있다.

파업을 개시하더라도 노사 모두 부담이 큰 터라 오래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이번에는 전국 대도시 도시철도 노조가 공동 대오를 형성할 수 있는 만큼 그간 무임수송 손실 보전 목소리에 귀를 닫았던 정부가 어떻게든 응하리라는 관측도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어떤 상황이 오든 시민 불편을 줄이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구조적 문제들을 원활히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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