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채널 Mnet에서 지난 6일 처음 방영된 오디션 프로그램 ‘걸스플래닛 999’는 국내 오디션이지만 한국인 지원자가 전체의 3분의 1밖에 안 됐다. 한·중·일 3국에서 지원한 1만3000여 명 중 예선을 통과한 99명(국가별 33명)이 오디션에 참가했다. 처음부터 국적별로 참가 인원을 특정해 모집한 것은 국내 오디션 프로그램 중 처음이다.

Mnet 관계자는 “K팝의 위상이 높아진 만큼 세계 각국의 지망생이 K팝 아이돌을 꿈꾸고 있다”며 “비슷하면서도 각기 다른 문화권의 참가자로 구성된 글로벌 K팝 걸그룹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韓·中·日 1만여명 참여한 오디션…美기획사 통째 인수도
국내 방송사와 기획사, 콘텐츠 기업들은 기획 단계부터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국내용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한 오디션 프로그램 제작이 잇따르고 있다. 해외 주요 기획사와 제작사 등을 인수해 현지 인력과 자원을 통째로 흡수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CJ ENM은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HBO맥스, 제작사 엔데몰샤인붐독과 남미에서 보이그룹 오디션 프로그램을 기획·개발한다. 한국 기업이 남미에서 오디션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이브는 지난 4월 미국 이타카홀딩스를 인수했다. 이타카홀딩스는 미국의 거물 제작자 스쿠터 브라운이 설립한 종합 미디어 기업이다. 유명 가수 저스틴 비버와 아리아나 그란데 등이 소속돼 있다.

콘텐츠 시장에서도 해외 기업 인수가 활발하다. JTBC스튜디오는 최근 미국 콘텐츠 제작사 윕을 인수했다. 국내 드라마 제작사가 미국 제작사를 인수한 것도 첫 사례다. 윕은 미국 방송계의 퓰리처상으로 불리는 ‘피버디상’을 받은 드라마 ‘디킨슨’ 등을 제작했다.

웹툰 업체들은 세계 선두권 기업을 잇달아 사들이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5월 세계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인수했다. 최근엔 네이버웹툰 스튜디오와 왓패드 스튜디오를 통합해 ‘왓패드 웹툰 스튜디오’도 설립했다.

네이버는 1000억원 규모의 글로벌 지식재산권(IP) 사업 자금을 조성해 스튜디오에 투자할 계획이다. 카카오웹툰을 운영하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북미 웹툰 플랫폼 타파스와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를 잇달아 인수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