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에도 급이 있다" 강과 바다가 만나 키운 낙동김
유난히 두껍고 검은빛이 돌아 '귀한몸' 대접
콩나물·된장국에도 더한 물김 "시원한 국물맛으로 해장에 최고"
[알쏭달쏭 바다세상Ⅲ](27) 김 1장이 달걀 1개 값과 맞먹을 정도였다니

고급 참치 집에 가면 꼭 나오는 음식이 하나 있다.

품질이 좋아 비싼 값에 팔리는 탓에 일반 음식점에서는 쉽게 보기 어려운 이것.
바로 낙동강 하구에서 생성되는 낙동김이다.

생성하는 지역 이름을 붙여 '명지김'이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전국적으로는 낙동김으로 더 유명하다.

낙동김 명성은 예전부터 이어져 왔다.

문헌에 따르면 조선 시대부터 이곳에서 김을 생성한 것으로 짐작되는데, 일제강점기에 김 양식이 본격화하면서 부흥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광복하면서 강서구에서 김 양식 전문업체들이 하나둘씩 생겨나기 시작했고, 다양한 양식법과 품종이 개발돼 전국적으로 이름을 떨쳤다.

[알쏭달쏭 바다세상Ⅲ](27) 김 1장이 달걀 1개 값과 맞먹을 정도였다니

실제 강서구 토박이들은 낙동김의 경우 바다에서 순수하게 나는 김과 달리 맛과 영양가가 풍부하다고 입을 모은다.

유난히 두꺼운 낙동김은 김 특유의 고소한 맛이 진한 데다 바다 향이 많이 난다고 한다.

이들은 낙동김 맛이 이토록 좋은 이유로 생장 환경을 꼽는다.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 형성된 적절한 염도부터 잔잔한 파도로 인한 원활한 조류 소통까지.
여기에 해수와 담수가 만나 각종 플랑크톤 등 영양소가 풍부하다 보니 김이 왕성하게 자라기 더할 나위 없는 조건이다.

강서구 관계자는 "바람이 매서워지는 늦가을부터 초봄까지 녹산동, 명지동 일대 김 양식장에 가면 물김 끌어 올리는 모습을 포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맛을 아는 사람들은 낙동김을 일찍이 찾아다녔다.

주산지인 전남 완도나 해남 등에 비하면 아무래도 생산량은 적은 편이지만, 과거부터 귀한 몸 대접을 받았다.

평생 명지동에서 살았다는 윤모(63)씨는 "양식을 하기 전에는 달걀 1개 값과 낙동김 1장 값이 맞먹을 정도로 고급 음식이었다"며 "일본 등에 비싸게 팔리다 보니 100% 전량 수출했을 정도"라고 회상했다.

[알쏭달쏭 바다세상Ⅲ](27) 김 1장이 달걀 1개 값과 맞먹을 정도였다니

물론 갓 채집해 싱싱한 물김을 맛볼 수 있는 강서구 녹산동, 명지동 주민들은 예전부터 낙동김을 쉽게 접해 다양한 음식을 만들어 먹었다.

건조한 김은 김밥 김 등으로 주로 활용돼 요리에서 보조하는 역할에 그치지만, 물김은 주재료로 활용 범위가 넓다.

물김은 국, 전, 쌈으로 먹는 것은 물론 최근에는 라면에도 넣어 먹는 음식이 됐다.

주민들은 명지동에 가면 볼 수 있는 물김전이 전 중에서는 쫄깃함으로 으뜸이라고 치켜세운다.

회 친 망둥어에 물김, 배, 무 등을 넣어 비벼 만든 회무침도 이 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다.

강서구에 사는 신모씨는 "강서구 일대 주민들은 어렸을 때부터 가을철이 되면 꼬시래기(망둥어의 방언)와 김을 섞어 회무침을 해 먹곤 했다"고 말했다.

콩나물국, 된장국 등에도 물김을 넣어 먹으면 국물 맛이 훨씬 시원해진다.

윤씨는 "물김을 넣은 콩나물국은 해장국으로 최고"라며 "가을이 되면 가정마다 국에 물김을 넣어 먹었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갈대 3∼4개를 김이 생성되는 곳에 꽂은 뒤 충분히 자라면 일일이 손으로 김을 뜯어냈다"며 "파래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맛있는 낙동김으로 무침을 해 먹으면 얼마나 맛있는지 모른다"며 웃음을 내비쳤다.

다만 최근에는 낙동김 양식장 인근에서 이뤄지는 주거지, 산업단지 개발 등으로 김 생성에 차질이 빚어질까 우려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부산시 등은 낙동강 하구의 적합한 종자를 육성하는 등 과거부터 이어온 낙동김이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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