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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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로 인해 여행을 떠나는 대신 호캉스로 휴가를 대신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에도 코로나 탓에 여름휴가를 못 가고 올해는 집콕에 지쳐 5성급 호텔에서 호캉스를 즐긴 한 부부가 어메니티(amenity)를 두고 사소한 의견충돌을 벌인 사연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됐다.

아내 A 씨는 "올 여름엔 휴가로 호텔에서 2박하고 시골 할머니 댁에 가서 또 2박을 하기로 했다"면서 운을 뗐다.

A 씨는 "호텔 갈 때 샴푸, 클렌징폼만 챙기고 나머지는 호텔에서 제공하는 걸 썼다"면서 "생각해보니 할머니 댁 샴푸는 한방 샴푸고 바디워시도 향이 셀 것 같아서 갈 때 호텔 어메니티를 챙겼다"고 전했다.

어메니티는 호텔 욕실에 비치된 샴푸, 린스, 바디워시, 로션, 비누, 샤워타올 등 구성품을 말한다.

A 씨는 평소에도 호텔 어메니티가 필요하거나 마음에 들면 나머지 제품들을 챙겨오곤 했었는데 할머니 댁에서 이를 본 남편은 "그걸 왜 챙겨왔냐. 거지냐"고 빈축을 줬다.

A 씨는 "그건 우리한테 무료로 제공되는 건데 갖고 나온 게 뭐 어떠냐"고 항변했고 남편은 "호텔 직원들이 다시 채워서 다른 방에 갖다두는 걸 텐데 통째로 없어져서 황당해할 것이다"라고 반박했다.

A 씨는 "솔직히 제가 종사해본 적이 없어서 잘은 모르겠지만 그렇게 하는 곳도 분명 있긴 하겠지만 고급 호텔에서 그렇게 하진 않을 듯하다. 제가 한 행동이 잘못된 것이냐"라고 커뮤니티에 문의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호텔에서 제공하는 어메니티는 투숙객들이 가져가도 괜찮다. 메이저급 호텔들은 오히려 가져가서 쓰라고 권할 정도로 자기들이 지정한 어메니티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 "여행 갈 때 각 호텔이 제공하는 브랜드 어메니티 모으는 것도 얼마나 재미가 쏠쏠한데", "휴양지 펜션이나 일반 모텔에 비치된 공용 어메니티에는 실제 정신 나간 사람들이 체액 집어넣고 그랬다고 해서 찝찝하지만 호텔 어메니티는 가져가서 써도 괜찮지 않나. 남편은 목욕탕 사우나 수건 훔쳐 가는 거랑 비슷한 건 줄 아나보다" 등의 의견을 달았다.

아울러 한 호텔 종사자는 "어메니티 손님들이 많이 안 가져가면 업체 변경을 고민할 정도로 체크한다. 어메니티 업체 선정할 때도 소비자 기호를 신경 쓰는 것은 물론이다"라며 "한 번 비치된 거는 손님이 건드리지 않아도 폐기하고 쓰던 통에 채워 넣지 않는다. 호텔은 동네 사우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내 모 호텔 관계자는 "객실관리 운영방침상 남은 어메니티는 모두 버리고 새로 세팅하므로 챙겨가도 무방하다"라고 전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