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1인자녀 가구 등 위해
서울시 강동구 국내 첫 실험
한끼 2500원…저녁에 주로 운영
맞벌이 직장인 김유나 씨(39)는 출근할 때마다 초등학생 딸의 끼니 걱정에 한숨을 쉰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업이 증가하면서 집에서 밥을 먹는 일이 늘었는데 제대로 식사를 챙겨주기는 쉽지 않아서다. 레토르트 식품이나 배달 음식을 먹는 빈도도 잦아졌다.

이런 우려를 덜어줄 ‘어린이 전용 식당’이 서울 강동구에 들어선다. 성장기에 필요한 영양 균형은 물론 식기류 등 식사 환경까지 어린이를 겨냥했다.

30일 서울 강동구에 따르면 구는 오는 10월 암사동 구천면로에 어린이 식당을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어린이 성장 발달에 맞게 균형 잡힌 식단을 제공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어린이가 어른과 동행하지 않고 혼자 방문해도 부담 없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초등학생과 중학생이 주 이용 대상이다. 고교생 이상은 식사할 수 없다.

강동구는 홀로 식사를 챙겨야 하는 어린이가 많아지는 현실을 반영해 이번 사업을 준비했다. “부모가 모두 일하고 형제·자매가 없는 1인 자녀가 증가하다 보니 스스로 식사를 해결해야 하는 어린이가 많다”는 게 강동구의 설명이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업이 늘면서 학교, 유치원, 어린이집 등에서 식사를 해결하기 어려워진 측면도 있다. 구 관계자는 “어린이가 편의점 인스턴트 식품, 패스트푸드 등으로 혼자 끼니를 해결하는 사례가 자주 목격된다”며 “어린이 누구나 전문 영양사가 구성한 영양 식사를 맛있게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린이 식당은 한 번에 30명 수용 가능한 규모로 추진 중이다. 강동구가 직영하면서 한 끼 8000원 수준으로 구성한 식사를 2500원에 제공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동구가 한 끼당 5500원을 지원하는 형태다. 평일 방과후 시간을 중심으로 주로 저녁 시간대에 운영할 전망이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어린이 전용 식당을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로나19로 열악해진 어린이 교육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마련됐지만 팬데믹(대유행)이 끝난 뒤에도 어린이 돌봄 강화 차원에서 계속 운영될 전망이다. 강동구의 사업 성과에 따라 다른 지역에서 비슷한 사업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구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는 코로나19 이후 급격히 열악해진 어린이 교육 환경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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