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밑줄친 한국사·하빈 신후담의 학문 세계

▲ 베트남, 왜 지금도 호찌민인가 = 후루타 모토오 지음. 이정희 옮김.
1969년에 세상을 떠난 베트남 정치 지도자 호찌민의 생애를 정리하고, 그가 여전히 베트남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로 꼽히는 이유를 분석한 책. 인천대 중국학술원 중국·화교문화연구소가 기획했다.

일본 도쿄대 명예교수이자 베트남 현대사 연구자인 후루타 모토오(古田元夫)는 호찌민이 구사한 주된 전략으로 '적을 줄이고 자기 편을 늘린다'와 '시기를 포착한다'를 제시한다.

저자는 호찌민이 20세기 베트남의 위인임은 틀림없지만, 완벽한 인물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그는 "호찌민은 다양한 입장의 베트남인이 자기 생각을 표현할 때 떠받드는 매우 다의적인 상징으로서 기능한다"면서도 "현대 세계에서 통용되는 모든 상징이 그러하듯이 베트남인 사이에 호를 둘러싼 균열도 존재한다"고 설명한다.

저자가 생각하기에 호찌민은 소련과 동유럽 사회주의 체제가 무너지면서 강조된 측면이 있다.

즉 베트남 공산당이 마르크스·레닌주의에 대한 회의가 확산하자 국민이 신망하는 호찌민의 권위를 활용해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려 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21세기에는 베트남인들이 호찌민의 이름에 의해 호찌민을 넘어서는 시도를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학고방. 240쪽. 1만7천 원.
[신간] 베트남, 왜 지금도 호찌민인가
▲ 사랑에 밑줄친 한국사 = 이영숙 지음.
고전문학 연구자가 한국 역사와 문학에 등장하는 사랑 이야기 28편을 소개했다.

사람 성격이 다르듯, 사랑하는 방식도 제각각이다.

또 스캔들에 가까운 사랑을 바라보는 시각도 차이가 난다.

저자는 조선시대 유명한 인물인 황희와 이이가 현대인의 시선으로 보면 적절하지 않은 사랑을 했다는 소문이 돌았으나, 그에 대한 평가가 달랐다고 말한다.

황희는 나라를 어지럽힌 신하의 부인과 간통했다는 의혹에 휘말린 적이 있다.

그는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는데, 질타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반면 이이는 황해도 관찰사 시절에 알던 기생과 9년 뒤 재회했는데, 애틋함을 적은 편지만 남겨 비판을 거의 받지 않았다.

추사 김정희가 유배지에서 부인에게 보낸 편지도 흥미롭다.

그는 "반찬은 마른 것 이외에는 다 상했다", "김치는 소금을 너무 쳤다", "단맛이 나는 간장을 먹고 싶다"며 이런저런 주문을 했다.

뿌리와이파리. 424쪽. 1만8천 원.
[신간] 베트남, 왜 지금도 호찌민인가
▲ 하빈 신후담의 학문 세계 = 강병수 지음.
18세기에 활동한 성호학파 학자 신후담(1702∼1761) 사상을 재조명했다.

저자는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편찬연구실장을 지냈다.

성호 이익에게 학문을 배운 신후담은 진사시에 합격했으나 관직에 나아가지 않았다.

저작 중에는 중국에서 번역된 서양 서적을 논평한 '서학변'(西學辨)이 유명하다.

그는 천주교의 영혼 관념이나 사후세계도 비판했다.

저자는 서학변의 저술 시기를 1724년과 1753년으로 보는 학설이 있지만, 1729년 이후일 가능성을 제기한다.

또 신후담의 서학 비판에 대해 "배척을 위한 비난이 아니라 서양 문화에 대응하는 동양 문화의 관점에서 객관적 학술 논변을 전개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다할미디어. 378쪽. 2만 원.
[신간] 베트남, 왜 지금도 호찌민인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