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식파, 나이 가장 어리고, 술·담배 더 즐겨
흡연자 음주자 비율은 육식>육식·채식>채식 순
절인 채소 많이 먹으면 위암·식도암 위험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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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식과 채식 중 어떤 식품을 선호하느냐에 따라 발생 위험이 큰 암의 종류가 달라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평소 육식을 즐기는 남성의 식도암·간암·위암 발생 위험은 낮았지만, 폐암·신장암 발생 위험은 컸다.

28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이정은 교수팀이 2004∼2017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국민건강정보자료를 활용해 국내 성인의 채소·육류 섭취 선호도와 암 발생 부위의 상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이 연구 결과(채소 및 육류 섭취의 상대적인 선호도와 암 발생의 연관성: 국민건강보험공단 국민건강정보자료 활용)는 대한지역사회영양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이 교수팀은 전체 연구 대상자를 ‘채식을 주로 하는 그룹’·‘채식·육식을 골고루 하는 그룹’·‘육식을 주로 하는 그룹’ 등 세 그룹으로 분류했다.

남녀 모두 나이는 ‘채식 그룹’·‘채식·육식을 함께 하는 그룹’·‘육식 그룹’ 순으로 낮았다.

‘채식 그룹’에 속한 남성의 평균 나이는 46.4세(여 49.6세), ‘육식 그룹’으로 분류된 남성의 평균 나이는 38.2세(여 35.9세)였다.

비만의 척도인 체질량지수(BMI)는 남성에선 ‘육류 그룹’, 여성에선 ‘채식·육식을 함께 하는 그룹’에서 가장 높았다. 현재 흡연자와 현재 음주자 비율은 육식>육식·채식>채식 순이었다. 이는 육식을 즐기는 남녀는 상대적으로 나이가 어리고, 흡연·음주 가능성은 더 크다는 뜻이다.

남성 ‘육식 그룹’의 식도암·간암·위암 발생 위험은 낮았지만, 폐암·신장암 위험은 컸다. 전립선암은 ‘골고루 섭취하는 그룹’의 발생 위험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육식 그룹’의 대장암·폐경 전 유방암·자궁내막암·자궁경부암의 발생 위험이 컸다. 여성의 간암 위험은 ‘골고루 섭취하는 그룹’에서 낮았다.

이 교수팀은 논문에서 “채소와 육류 섭취와 관련한 포괄적인 식습관이 일부 암의 발생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2017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국민들이 기대수명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은 35.5%였다. 우리나라 모든 암의 연령 표준화 발생률의 연간 %변화율은 2011년 이후부터 2.7%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지만, 유방암, 전립선암, 췌장암, 신장암의 발생률은 1999년부터 계속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2017년 암종별 발생 현황은 위암, 대장암, 폐암, 갑상샘암, 유방암, 간암, 전립선암 순으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적으로도 암은 질병과 사망의 주요 원인이며 2018년에는 폐암, 유방암, 대장암, 위암, 간암이 가장 높은 암 사망률을 나타냈다.

한편, 세계암연구재단(WCRF)과 미국암연구소(AICR)는 전 세계적으로 수행된 채소·육류와 암 관련 연구 결과를 메타 분석(meta analysis, 수년간에 걸쳐 이뤄진 기존 연구 결과를 재분석)한 뒤 대장암의 위험요인으로 가공육과 적색육을 지목했다. 절인 채소를 포함한 절인 식품은 위암의 위험요인으로 꼽혔다.

아시아 국가에서 수행된 다수의 연구에서는 절인 채소가 위암과 식도암의 위험 요인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한국인의 경우 채소의 상당량을 절인 채소로 섭취한다.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나트륨의 주요 급원 식품군은 1998년부터 10여 년간 채소류가 조미료류 다음으로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치 섭취량은 채소 및 과일 섭취량 중 20~30%를 차지했으며, 그 비율은 남성에서 더 높았다.

간암도 위암, 식도암과 비슷한 경향을 보였는데, 이 또한 채소 섭취에 따른 나트륨 섭취를 고려해볼 수 있다. 나트륨 섭취와 간암과의 연관성을 연구한 코호트 연구에서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연관성이 없었지만, 중국인 연구에서는 소금 섭취가 간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트륨 섭취와 간암의 주요 원인인 비알코올성 지방간과의 연관성을 살펴본 일부 연구에서 고나트륨 섭취와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유의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채소를 먹는 군의 암 발생이 낮아지는 현상을 보였지만 절인 채소를 섭취할 경우 위암과 식도암의 위험 요인을 높일 수 있어 주의가 당부 된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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