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조절량, 비슷한 댐의 절반 이하…폭우로 방류 전 하류지역 이미 침수"
'댐 방류량 확대가 원인' 주장했던 주민들 "맹탕 보고서" 반발
"섬진강 수해, 댐 홍수조절량 부족·하천 부실 관리 탓"(종합)

작년 8월 집중호우 당시 섬진강댐 하류의 대규모 수해는 역대급 폭우와 섬진강댐의 홍수조절 용량 부족, 하천 관리 부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섬진강댐의 급격한 방류량 확대가 원인이었다'고 주장해온 주민들은 '정확한 원인 주체를 밝혀내지 못한 맹탕 보고서'라며 즉각 반발했다.

'섬진강댐 하류 수해 원인 조사협의회'는 26일 오후 전북 남원시 금지면에서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용역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용역조사 결과 수해의 첫 번째 원인으로 섬진강댐의 홍수조절 용량이 3천만㎥로 지나치게 적다는 점이 지목됐다.

유역면적이 유사한 합천댐은 섬진강댐보다 2.6배 많은 8천만㎥, 용담댐은 4.5배 많은 1억3천700만㎥이라고 한다.

"섬진강 수해, 댐 홍수조절량 부족·하천 부실 관리 탓"(종합)

여기에 홍수 방어계획도 기후 변화에 따른 최근의 강수량 증가세 등을 반영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당시 섬진강댐의 방류량이나 홍수 이전 수위, 방류 정보를 관계 기관에 통보하는 절차 등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분석했다.

방류량의 경우 작년 8월 7일 오후 10시 초당 587㎥에서 8일 오전 7시 30분 985㎥, 8일 오전 8시 30분 1천405㎥, 8일 오후 4시 1천868㎥ 등으로 급격히 늘렸으나 허용된 범위를 넘어선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섬진강댐의 방류가 하류의 침수 피해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친 것은 맞지만, 이는 홍수조절 용량 부족에 따른 불가피한 방류였고 특별히 규정을 벗어나지도 않은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댐 수위를 평소보다 6m가량 높게 유지해 홍수 대응능력이 떨어졌고, 방류 3시간 전에 관계 기관에 통보해 주민이 대응이 어렵게 한 것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또 다른 핵심 원인은 섬진강과 지방 하천의 정비 및 관리 소홀이라고 짚었다.

수해가 난 78개 지구 상당수에서 제방이 부실해 유실되거나 물이 넘쳤고, 배수 기능 불량으로 물이 저지대로 역류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섬진강 수해, 댐 홍수조절량 부족·하천 부실 관리 탓"(종합)

실제 섬진강댐에서 급격히 늘린 방류량이 현지에 도달하기도 전에 이미 상당수 지역에서 제방 유실과 역류 등으로 인한 침수 피해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섬진강 상류와 중류에 워낙 많은 비가 내린 것도 근본 원인으로 제시됐다.

당시 이틀간의 섬진강 상류 지역 강우량은 356㎜, 중류는 399㎜였다.

상류는 50년에 한 번, 중류는 200년에 한 번 올 정도로 많은 강우량이었다.

이번 조사는 한국수자원학회,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등 전문기관이 용역을 맡아 작년 12월부터 진행했으며, 다음 달에 환경부 등에 최종 보고될 예정이다.

당시 섬진강댐 하류에서는 당시 농경지 침수와 가축 폐사 등으로 1천600여억원의 피해가 난 것으로 집계됐다.

조사협의회는 "댐의 구조적 한계와 관리 미흡, 하천에 대한 예방 투자 및 정비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수해가 났다"며 "국가가 신속하게 피해를 구제하고 피해지역에 대한 항구적 홍수 대책을 마련해 주민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섬진강 수해, 댐 홍수조절량 부족·하천 부실 관리 탓"(종합)

피해 주민들은 "수해 원인 제공자인 한국수자원공사, 홍수통제소 등 정확한 원인 주체를 밝혀내지 못했다.

수해 원인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보고서"라고 지적했다.

주민들은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종 용역보고서는 특정 기관이나 사람의 과실은 없고 기존 시스템이 문제라는 식"이라며 "중간보고서와 달리 주요 원인이 빠진 채 막연한 복합요인으로 표기하고 책임 주체에 대해 직·간접적 원인 제공으로 기술한 맹탕 보고서"라고 질타했다.

일부 조사위원들도 "섬진강댐의 방류로 피해가 가중됐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데도, 이를 통해 피해가 얼마나 커졌는지 등에 대한 구체적 분석이 빠져있다"며 보완을 요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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