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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이카루스'

2020 도쿄올림픽에 출전한 러시아 선수단
소속을 '러시아'라 칭하지 못하는 이유
러시아 올림픽 선수단이란 이름으로 2020 도쿄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사진=TASS

러시아 올림픽 선수단이란 이름으로 2020 도쿄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사진=TASS

"도쿄올림픽에서 러시아 선수들은 왜 '러시아 올림픽 선수단'인가요? 왜 국기도 러시아 국기가 아닌 다른 걸 쓰죠?"


스포츠 강국 러시아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이어 2020 도쿄올림픽에서도 '러시아 올림픽 선수단'이라는 이름으로 입장했다. 러시아 국기도 사용하지 못했다. 금메달을 목에 걸 때에도 러시아 국기가 아닌 오륜기가 올라갔다.
 23일 일본 도쿄 신주쿠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에서 러시아 선수단이 입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3일 일본 도쿄 신주쿠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에서 러시아 선수단이 입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다큐멘터리 영화 '이카루스'는 러시아를 러시아라 하지 못하는 물음에 답을 주는 작품이다. 2017년 미국 선댄스 영화제와 아카데미에서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이카루스'는 올림픽에서 러시아가 더 많은 메달을 획득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선수들의 도핑을 지원했다는 사실을 폭로한 작품이다.

러시아는 '미녀 새'로 불렸던 장대높이뛰기 선수 옐레나 이신바예바를 비롯해 육상과 체조, 레슬링 등의 종목에서 강세를 보여왔다. 하지만 2015년 촉발된 도핑 의혹이 육상을 넘어 전 종목에서 자행됐고, 국가적인 조작이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세계도핑방지기구(WADA)의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사진=영화 '이카루스'

/사진=영화 '이카루스'

평창올림픽에서 러시아가 러시아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못한 것 역시 도핑 때문이었다. 2014년 소치 동계 올림픽에서 도핑 결과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2017년 '회원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기 때문. 때문에 당시 러시아 선수들은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 Olympic Athletes from Russia)라는 이름으로 출전했다.
"러시아, 국가적으로 도핑 관리"
/사진=영화 '이카루스'

/사진=영화 '이카루스'

'이카루스'의 시작은 러시아 도핑 시스템을 폭로가 아니었다. 연출자인 브라이언이 아마추어 사이클 경기에 출전하면서 도핑에 대한 화두를 던지기 위해 기획됐지만, 도핑 게이트에 휩쓸리면서 작품의 스케일이 점점 커지게 된다.

브라이언은 자신의 우상이었지만, 도핑 논란으로 전락한 사이클 선수 랜스 암스트롱 사건을 지켜보며 "랜스 암스트롱이 500번이 넘는 도핑검사에서 걸리지 않았다면, 시스템에 결함이 있는 것"이라는 의문을 품게 된다. 그래서 암스트롱과 비슷한 스케줄로 경기를 준비하고, 러시아 반도핑연구소 소장인 그레고리를 소개 받아 도핑테스트에 걸리지 않는 약물을 투여받으며 경기에 출전했다.

경기 결과는 놀라웠지만, 브라이언은 자전거에 문제가 생기면서 기대했던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이후 러시아에서 대형 도핑 스캔들이 불거지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단순한 개인의 도핑 실험이 국가적인 도핑 조작 사건으로 번진 것.
/사진=영화 '이카루스'

/사진=영화 '이카루스'

도핑 스캔들의 시작은 독일 지역 공영방송국에서 "러시아 육상선수 대부분이 금지약물을 복용했고, 그 중심에 그리고리가 있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였다. 러시아 정부가 도핑 프로그램을 지원했다는 의혹이 커지자 푸틴 대통령까지 나서서 '개인의 문제'라고 꼬리 자르기에 나섰다.

동료가 심장마비로 돌연사하는 상황까지 발생하면서 그레고리는 생명의 위협으로 겁에 질린 모습을 보였다. "반려견 시터까지 할 수 있으니 당신 집으로 나를 데려가 달라"고 브라이언에게 요청했고, 그의 도움으로 결국 러시아에서 미국으로 이동하는데 성공했다.

체포 위기 속에 그레고리는 러시아 도핑 폭로를 제안 받는다. 뉴욕타임즈를 통해 폭로된 러시아 도핑 스캔들의 시작이었다. 그레고리는 인터뷰를 통해 "소치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 러시아에서 더욱 조직적으로 도핑 프로그램이 구현됐다"며 "러시아는 국제 대회가 시작됐을 때부터 정부 차원에서 도핑 관리를 해왔다"고 주장했다.
감시자 있어도 대놓고 빼돌리기, 어떻게 가능했나
소치 동계 올림픽 당시 도핑 센터에 함께 근무했던 연구원들은 자신 눈앞에서 러시아의 도핑 프로그램이 진행됐다는 것에 분노했다. 그리고리는 서로를 견제하기 위해 각국에서 파견된 연구원들의 눈을 피하기 위해 연구소 뒤편에 비밀 연구소를 짓고, 소변이 담긴 병만 이동시킬 수 있는 작은 통로를 만들어 소변을 바꿔치기 했다고 전했다.

심지어 도핑에 쓰이는 병은 뚜껑을 열 경우 망가지도록 설계돼 있는데, 병뚜껑이 파괴되지 않도록 열 수 있는 방법을 만들으 내는 게 당시 연구원들의 핵심 과제였다고 증언했다.
/사진=영화 '이카루스'

/사진=영화 '이카루스'

본격적으로 WADA 조사가 시작됐고, 러시아는 육상 뿐 아니라 하계 올림픽과 동계 올림픽 모두 금지 약물을 사용하고, 이를 국가적으로 계획적이고 조직적으로 관리해왔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심지어 패럴림픽에서도 금지약물 복용이 포착됐다. 그리고리의 증언과 그가 가져온 여러 문건은 주요 증거와 자료로 사용됐다.
'이카루스' 그 후
/사진=영화 '이카루스'

/사진=영화 '이카루스'

조사 결과가 나온 후 2016 리우올림픽에서 러시아 선수단의 전 종목 출전 금지 징계를 시켜야 한다는 여론까지 불거졌다. 하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각 경기단체에 출전 승인 결정을 맡겨 논란이 불거졌다.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는 공식적으로 출전이 금지됐지만 '러시아 선수단'이라는 이름으로 경기에 참여했다. 이를 묵인한 IOC에 대해 일각에서는 '스포츠 강국' 러시아가 불참할 경우 올림픽 흥행에 영향을 줄 것을 우려해서 눈감아 주는게 아니냐는 반응도 나왔다.

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2022년까지 '러시아'라는 이름으로 국제 대회에 출전하는 것을 금지했다. 이에 따라 도쿄올림픽은 물론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 2022년 카타르월드컵까지 러시아를 러시아로 부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영화 '이카루스'

/사진=영화 '이카루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이카루스'
공개일 2017년 8월 4일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별점 IMDB 7.9/10, 로튼토마토 97%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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