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마이스산업 다시 '기지개'…코로나 시대 '유니크 베뉴'가 뜬다
미국 그레이터 뉴욕 자동차딜러협회는 오는 8월 20일부터 열흘간 재비츠센터에서 국제 오토쇼를 연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2년 만이다. 디트로이트, 로스앤젤레스에서도 모터쇼가 재개된다. 올해 ‘올 디지털(all-digital)’로 전환했던 세계 최대 IT·전자 박람회 CES도 내년 1월 라스베이거스로 복귀를 선언한 상태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움츠러들었던 전시·컨벤션 등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수요가 살아나고 있다. 동시에 국제행사 유치를 위한 국가·도시 간 경쟁도 달아오르고 있다. 코로나에 비교적 잘 대응해온 한국과 싱가포르, 대만 등이 선점하는 듯하던 유치 경쟁에 미국과 영국, 독일 등 전통의 강호들이 속속 가세하는 모양새다.

눈여겨봐야 할 점은 코로나 이전과 달라진 행사 개최지, 즉 마이스 목적지(데스티네이션) 선택 기준이다. 참가자 200명 미만의 소규모 회의인 ‘니치(niche) 미팅’ 수요가 늘면서 2·3선 도시들의 몸값이 올라가고 있다.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대도시보다 부족한 것 많고 불편하지만 중소도시가 더 안전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나타난 변화다.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도 최근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안전에 대한 인식과 함께 여행이나 행사 개최지로서 중소도시 선호도가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여기엔 색다른 경험과 안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싶어 하는 행사 기획자와 주최 측의 욕심도 한몫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장 재개에 대비해 K마이스가 유니크 베뉴(이색 회의 명소)에 더 주목하고 공을 들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유니크 베뉴는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마이스의 성장을 이끌 블루오션으로 인식돼 왔다. 대도시와 도심에 집중된 마이스 수요를 도심 밖이나 중소도시로 흩뿌릴 동인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국내외 도시들이 유니크 베뉴 발굴에 일찌감치 나선 것도 이런 유니크 베뉴 효과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유니크 베뉴는 단순히 독특한 분위기를 지닌 행사 공간으로서 가치만 있는 것이 아니다. 역사·문화적으로 다른 곳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고유한 상징성과 의미를 품고 있다. 그래서 대표적인 마이스 전문 시설로 최신 설비를 갖춘 전시컨벤션센터나 특급 호텔·리조트에선 쉽지 않은 스토리텔링이 가능하다. 유니크 베뉴 그 자체로 마이스의 콘텐츠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2018년 남북정상회담 개최로 평화와 화해의 상징적 장소가 되면서 국제행사 참가자의 단골 방문코스가 된 판문점과 비무장지대(DMZ)가 대표적 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앞두고 K마이스가 유니크 베뉴에 주목하고 공을 들여야 하는 이유는 단지 행사·단체의 소형화 추세 때문만은 아니다. 전 세계인의 관심과 이목을 끌 수 있는 새로운 K마이스 콘텐츠 확보를 위해 지역의 숨은 유니크 베뉴 개발에 더 전략적이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