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 중심의 K마이스(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가 유망 토종 컨벤션 발굴을 통해 체질 개선에 나선다. 다양한 산업 분야의 전시·박람회와 연계해 열리는 콘퍼런스, 포럼 등 ‘콘펙스(ConfEx)’ 행사도 전략적으로 발굴,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최근 나노기술심포지엄, 사이언스파크포럼 등 올해 국내에서 열릴 예정인 15개 행사(기존 2개 포함)를 K컨벤션 육성 대상에 선정했다. 산업 분야와 주제도 ESG와 해양, e스포츠, 뷰티, 로봇, 나노 등 다양하다. 권종술 한국관광공사 마이스실장은 “한국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산업 분야의 유망 행사들이라 기술과 시장 트렌드를 주도하는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K컨벤션 지원 대상 6개→15개 확대
올해로 2년째인 K컨벤션 육성·지원 사업은 1년 만에 지원 대상과 규모가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첫해인 지난해 6개이던 지원 대상 행사는 올해 15개로 1년 만에 2.5배 늘어났다. 지원 예산도 지난해 5억원 안팎에서 두 배 이상 늘어 10억원이 넘는다.
지원 대상은 개최 횟수와 규모 등에 따라 희망과 유망, 우수 3단계로 나뉜다. 단계에 따라 우수 행사에는 1억2000만원, 유망 행사는 8000만원, 희망 행사에는 6000만원의 개최 지원금을 준다. 최고 단계인 ‘우수’ K컨벤션에는 ‘월드커피리더스포럼’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선정됐다. 매년 11월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서울카페쇼’와 10년째 동시에 열려 콘펙스 성공 사례로 꼽히는 행사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가 오는 10월 인천에서 여는 국제학술대회도 2년 연속 ‘유망’ 행사로 뽑혔다. ‘국제 나노기술 심포지엄’과 ‘빛가람 국제전력기술 엑스포’ ‘아태안티에이징 콘퍼런스’는 올해 유망 단계에 새롭게 진입했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까지 매년 1000명 안팎의 해외 참가자를 국내로 끌어모으던 국제 행사들이다.
○신규 희망 단계 K컨벤션 10개 선정
개최 경력 1~2년 미만의 신규 행사가 대상인 희망 단계에는 모두 10개 행사가 뽑혔다. 전시·박람회와 동시에 개최되는 콘펙스 행사가 대거 선정됐다.
오는 9월 8일 열리는 ‘글로벌 ESG 포럼’은 코로나 이후 코엑스에서 열리는 첫 전관(4개 홀) 전시회인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과 동시에 열린다. 오는 10월 고양 킨텍스에서 열리는 ‘K뷰티 인사이트 콘서트 컨벤션’은 K뷰티 엑스포, ‘국제로봇비즈니스 콘퍼런스’는 국제로봇산업대전과 동시에 개최된다.
지역 특화산업을 주제로 한 행사도 대거 선정됐다. 대한칵테일주조협회는 대구의 전략산업인 물산업과 연계해 베버리지(음료)를 주제로 국제 콘퍼런스를 연다. 한국접착코팅협회가 주최하는 ‘한국 소재표면기술 콘퍼런스’는 산업단지가 몰려 있는 경기 안산에서 열린다. e스포츠주간 제정을 추진하는 광주에선 오는 11월 ‘대한민국 e스포츠 포럼’, 인천과 부산에서는 해양을 주제로 국제 컨벤션 행사가 각각 열린다.
부산 롯데호텔에서 10월 28일부터 이틀간 열릴 예정인 ‘글로벌 해양여성 컨벤션’은 희망 단계 10개 행사 중 유일하게 PCO(국제회의기획사)인 리컨벤션이 주최, 주관한다.
이상우 한국관광공사 마이스기획팀장은 “올해 토종 컨벤션 발굴·육성이라는 취지에 맞춰 희망 단계 지원을 대폭 늘렸다”고 말했다.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LVCC) 웨스트홀(사진)이 지난 6월 개장했다. 2018년 9월 공사를 시작한 지 2년8개월 만이다. 웨스트홀 개장으로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의 보유 전시면적은 23만6000㎡로 늘어났다. 시카고 매코믹플레이스(24만1000㎡) 전시장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건립에 10억달러(약 1조1500억원)가 투입된 웨스트홀의 전체 시설 규모는 13만㎡. 서울 삼성동 코엑스보다 약 3배 크다. 4개로 분할이 가능한 전시장(5만5000㎡)과 최대 80개 소회의실로 변형이 가능한 회의실(1만4000㎡), 최대 2000명을 수용하는 야외 테라스(1300㎡) 등 행사 개최에 필요한 시설을 갖췄다.웨스트홀 전시장은 실내에 기둥을 두지 않는 무주(無柱)공법으로 공간 활용도를 최대로 끌어올렸다. 전시장 안에서 건물의 지지대 역할을 하는 기둥이 없는 무주공간이 전체 전시장(5만5000㎡)의 절반이 넘는 3만㎡에 달한다. 센터 측은 고정 구조물이 없는 웨스트홀 전시장에서 자동차는 물론 중장비 전시회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전체 면적이 81만㎡에 달하는 컨벤션센터 아래에는 웨스트홀과 노스홀, 센트럴홀, 사우스홀을 잇는 지하 이동통로인 루프도 들어섰다. 루프는 일론 머스크가 2016년 설립한 보링컴퍼니가 개발한 지하 교통 시스템이다.센터는 방문객의 내부 이동 편의를 높이기 위해 5250만달러를 들여 지하 12m 깊이에 2개의 지하터널을 조성했다. 정차 역은 웨스트와 센트럴, 사우스 등 3개다. 테슬라 전기자동차 62대가 운행되는 루프를 이용하면 웨스트홀부터 사우스홀까지 2.7㎞를 2분 만에 이동할 수 있다. 시간당 최대 수송 인원은 4400명이다.증축을 마친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가 재가동에 들어가면서 대형 행사도 속속 복귀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세계 최대 건설산업박람회인 월드오브콘크리트가 웨스트홀 개장 행사로 열렸다. 이 행사는 내년 1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11개 전시장 전체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올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디지털로 전환한 세계 최대 IT·가전전시회 CES도 내년 1월 5일부터 8일까지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릴 예정이다.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
전시·박람회 현장에서 라이브커머스가 새로운 홍보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시간 방송을 통해 제품을 소개하는 라이브커머스가 행사 현장에서 온라인 쇼핑채널 역할을 하면서다. 코로나19로 입장 인원을 제한해 관람객이 줄어든 상황에서 라이브커머스는 출품 회사의 실적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온·오프라인 요소가 혼합된 라이브커머스가 코로나발 비대면 열풍을 타고 비대면 전시마케팅 기법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다.라이브커머스를 전시회에 도입한 건 지난해 8월 코엑스에서 열린 베이비페어다. 주최사인 베페는 카카오커머스와 전체 나흘의 행사 기간 중 이틀 동안 행사 현장에서 라이브커머스를 진행했다. 이후 한국전시산업진흥회가 네이버 쇼핑라이브와 서울카페쇼, 가구·인테리어산업전, 수원펫쇼 등으로 확대하면서 라이브커머스 열풍이 본격화됐다.라이브커머스 열풍은 폭발적이다. 진흥회는 올 상반기에만 9개 행사에서 라이브커머스를 진행했다. 온라인 홍보 효과가 입소문을 타면서 참여 기업도 세 배 넘게 급증했다. 지역도 서울, 경기 등 수도권에서 부산과 대구, 광주 등으로 확대됐다. 예상보다 뜨거운 반응에 네이버는 쇼핑라이브 내에 전시·박람회 카테고리를 신설했다.지난 2월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스포츠레저산업전(스포엑스)은 라이브 기획전을 열어 1억4600만원의 판매 실적을 올렸다. 스포엑스 주최 기관인 국민체육진흥공단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행사 기간이 이틀로 줄어든 상황에서 라이브커머스가 출품 회사의 성과를 높이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고 말했다.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 출품한 한 가구·인테리어회사는 1시간 방송으로 1억2790만원의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지금까지 진행한 라이브 영상은 101만 뷰, ‘좋아요’는 160만 건, 댓글은 93만 개에 달한다. 라이브커머스 참여 회사들의 만족도는 90%에 이를 정도로 높다. 차태경 한국전시산업진흥회 융합전시사업팀장은 “틱톡, 타오바오, 웨챗 등 라이브 중계를 중국 등 주요 아시아 지역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
경기 고양시 대화동, 장항동 일대 킨텍스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복합단지가 2025년 들어선다. 2000년 킨텍스 착공 때부터 계획됐던 제3전시장 건립을 위해 내년 하반기에 첫 삽을 뜬다. 복합단지의 중요한 축을 담당할 CJ라이브시티(Live City)의 착공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킨텍스의 고질적인 문제인 접근성을 상당 부분 해결해 줄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킨텍스역 공사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복합단지 조성으로 ‘외딴섬’ 오명 벗나2020년 1월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건립이 확정된 킨텍스 3전시장은 내년 7월 착공한다. 완공은 2025년 하반기다. 최근 건립단장 선임을 마치고 기본계획 확정을 위한 설계공모에 들어갔다.3전시장은 기존 1·2전시장 사이에 2개 연결동 형태로 들어선다. 7만㎡짜리 전시공간을 갖춘 3전시장이 완공되면 킨텍스의 전시면적이 17만8000㎡로 늘어난다. 전시장 면적 기준 아시아 6위, 세계 25위에 해당하는 규모다.고양시와 킨텍스는 3전시장과 CJ라이브시티가 문을 여는 2025년이면 킨텍스 일대가 수도권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시장을 중심으로 복합 공연장과 쇼핑몰, 호텔 등이 단지를 이룬 형태가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스포츠·엔터테인먼트 복합단지인 ‘LA 라이브(LIVE)’와 닮은꼴이어서다. LA시가 앤슈츠엔터테인먼트그룹(AEG)과 2001년부터 10년에 걸쳐 조성한 LA 라이브는 급격한 슬럼화 양상을 띠던 LA컨벤션센터 일대를 연 2000만 명이 찾는 명소로 바꿔 놓았다.킨텍스는 국내 최대 규모 전시장임에도 주변에 마땅한 연계시설이 없어 ‘외딴섬’으로 불렸다. 킨텍스는 3전시장 착공에 앞서 GTX역 등 복합단지 내 연계시설 간 이동 편의를 높이기 위한 방안을 마련 중이다. CJ라이브시티 아레나 2024년 완공CJ라이브시티는 올해 안에 착공해 2024년 완공될 예정이다. 경기도와 고양시가 2000년 테마파크 조성 계획을 내놓은 지 20년 만이다. 총면적 100만㎡의 고양 관광문화단지에 조성되는 CJ라이브시티의 전체 시설 규모는 33만㎡, 공사비는 1조8000억원에 달한다.CJ라이브시티의 핵심 시설은 국내 최초 복합 공연장인 ‘아레나’다. 실내 2만 명, 야외 4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아레나를 중심으로 상업, 숙박 등 연계 시설이 들어선다. K팝과 드라마, 영화 등 K콘텐츠를 보고 듣고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K컬처의 메카’로 만들어 연 2000만 명이 넘는 방문객을 유치한다는 구상이다.CJ라이브시티 측은 아레나가 본격 가동되는 2025년부터 10년간 약 33조원의 경제효과와 28만 명의 취업유발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기도와 고양시는 상설 운영되는 CJ라이브시티로 인해 킨텍스 일대 유동인구가 급격히 늘어 지역에 새로운 도심 상권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