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불빛 저편에'展…우리는 언제까지 죽일 것인가, 자연을
울창한 숲속 풍경을 담은 영상이 전시장 한쪽 벽면에 비친다. 햇빛을 머금은 나뭇잎이 아름답고 푸른 빛을 발하지만, 영상 앞을 가로막고 있는 반투명의 폐비닐이 관객의 신경을 거슬리게 한다. 자연보호를 부르짖으면서도 환경 파괴를 멈추지 않는 현대인의 모순을 드러낸 송주형 작가의 설치작품 ‘류(流·사진)’다.

서울 사간동 금호미술관에서 현대문명의 발전으로 인한 환경 문제와 서식지를 잃은 동식물 등을 주제로 한 기획전 ‘도시의 불빛 저편에’가 열리고 있다. 젊은 작가 5명의 드로잉과 설치작품 등 62점을 소개하는 전시다.

전시장에서는 상처받은 동물을 주제로 한 김혜정 작가의 연필 드로잉 20여 점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너무 큰 개’에서는 거대하게 묘사된 개의 슬픈 듯한 표정과 머쓱하게 머리를 긁는 주인의 모습, “이젠 함께 살 수 없을 것 같은데…”라는 글귀가 안타까움을 유발한다. 옆에서는 이 작품을 모티브로 제작한 애니메이션 ‘당신이 버린 개에 관한 이야기’가 상영되고 있다. 전시는 다음달 15일까지.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