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토 관방·모테기 외무 "이런 입장에 근거해 적절히 대응"
세계유산위, 日에 강한 유감 표명과 함께 약속 이행 촉구 예정
日정부, 군함도 역사왜곡 지적에 "약속 성실히 이행" 억지

일본 정부는 메이지(明治) 산업혁명 유산을 전시한 산업유산정보센터가 일본의 당초 약속과 달리 강제노동의 역사를 제대로 전시하지 않았다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의 지적에 대해 "약속을 성실히 이행해왔다"고 억지를 부렸다.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장관은 13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오는 16일부터 열리는 제44차 세계유산위 회의에서 채택될 예정인 결정문안과 관련한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가토 관방장관은 "메이지 일본 산업혁명 유산에 대해 우리나라(일본)는 지금까지 세계유산위원회의 결의, 권고를 진지하게 받아들여 우리 정부가 약속한 조치를 포함해 그것들을 성실히 이행해왔다"며 "우리나라는 그런 입장에 근거해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日정부, 군함도 역사왜곡 지적에 "약속 성실히 이행" 억지

일본 정부는 일제 조선인 징용 현장인 하시마(端島, 일명 '군함도') 등이 포함된 메이지 산업유산이 2015년 세계유산에 등재될 당시 강제노동 희생자를 기억하는 전시를 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작년 6월에 공개된 도쿄 신주쿠(新宿)구 소재 산업유산정보센터에는 희생자의 증언 등은 없고 "민족차별도, 강제노동도 본 적이 없다"는 하시마 주민 등의 증언만 전시돼 있다.

유네스코와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 공동조사단이 지난달 7∼9일 산업유산정보센터를 시찰한 내용이 담긴 실사 보고서도 1940년대 당시 조선인 등이 본인 의사에 반해 강제로 노역한 사실을 이해할 수 있게 하는 조치가 불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조선인 등의 강제노동 역사를 사실상 왜곡했다는 지적인 셈이다.

이런 조사 결과를 토대로 제44차 세계유산위 회의에선 일본이 2018년 6월 세계유산위가 채택한 결정을 이행하지 않은 것에 '강력하게 유감'(strongly regrets)이라고 표명하면서 일본의 약속 이행을 거듭 촉구하는 내용이 담긴 결정문안이 채택될 예정이다.

2018년 세계유산위의 결정에는 가혹한 조건에서 강제 노역이 이뤄진 사실과 일본 정부의 징용 정책에 대해 알 수 있도록 조치하라는 내용 등이 포함돼 있다.

日정부, 군함도 역사왜곡 지적에 "약속 성실히 이행" 억지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조선인 강제노동의 역사가 제대로 전시되지 않고 있다는 세계유산위의 지적과 관련해 가토 관방장관과 같은 입장을 밝혔다.

모테기 외무상도 "우리나라(일본)는 지금까지 세계유산위원회의 결의, 권고를 진지하게 받아들여 우리 정부가 약속한 조치를 포함해 그것들을 성실히 이행해왔다"며 "세계유산위에 대해 우리나라의 이런 입장에 근거해 적절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역사 왜곡 지적을 받는 산업유산정보센터 전시 내용을 변경할 생각은 없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앞으로 16일부터 31일 사이에 세계유산위에서 다뤄질 것이기 때문에 현시점에선 논평을 삼가겠다"고 반응했다.

모테기 외무상은 '징용이 당시 일본 국내법에 따라 합법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불법적인 형태의 강제 노동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일본 정부 입장에 변함이 없느냐'는 산케이신문 기자의 질문에 "(변함) 없다"고 답변했다.

(취재보조: 무라타 사키코 통신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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