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 인터뷰
최석근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교수

"침묵의 살인자 뇌동맥류
관리 잘하면 수술 안해도 된다"

뇌혈관벽 문제로 부풀어올라
파열 전까지 특별한 증상 없어
이유 없는 두통, 뇌혈관 CT 권유
배우 윤계상. 사진=한경DB

배우 윤계상. 사진=한경DB

뇌동맥류는 ‘침묵의 살인자’로 불린다. 특별한 증상이 없다가 예고 없이 뇌혈관이 터지면서 급사하는 사례가 종종 나오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배우 윤계상이 뇌동맥류 수술을 받은 사실이 알려져 주목받기도 했다.

무서운 병이지만, 최석근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교수(사진)는 “선천적 요인, 생활습관, 혈관 모양 등에 따라 뇌동맥류가 터질 확률이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라고 설명했다. 겁부터 먹기보다는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뇌동맥이 파열될 확률과 수술을 통한 이득을 잘 비교해봐야 한다는 얘기다.
최석근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교수

최석근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교수

최 교수는 이 분야만 20년 넘게 파온 뇌동맥류 분야의 권위자다. 전뇌뇌혈관 부위 난치성 동맥류의 혈관문합술 등 최고난도 뇌혈관 봉합술에 성공해 각종 학술상을 받았고, SCI(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급 학술지 ‘세계 신경외과학회지’의 편집자도 맡고 있다. 대동맥류 ‘명의’로 꼽히는 최 교수를 만나 뇌동맥류란 무엇인지, 어떤 요인이 사망률을 높이는지,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지 물었다.

▷뇌동맥류란 무엇인가.

“뇌혈관 벽에 문제가 생겨서 비정상적으로 부풀어오르는 질환이다. 환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풍선에 비유하곤 하는데, 기다란 원통형 모양의 풍선 옆부분이 약해지면 내부 압력으로 인해 볼록 튀어나오게 된다. 이처럼 혈관벽이 약해져서 물집이 잡히거나 얇아지면 그 부분이 튀어나온다.”

▷‘예고 없이 닥치는 병’이라는데.

“뇌혈관이 파열되기 전까지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서 그렇다. 건강검진 때 CT(컴퓨터단층촬영)를 찍은 덕분에 우연히 발견하는 경우도 있다. 뇌동맥류 환자 중 종종 두통을 호소하는 사람이 있다. 아무런 이유 없이 두통이 지속된다면 뇌혈관 CT를 찍어보는 것이 좋다.”

▷중년 여성에게 많이 발병한다는데.

“정확한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다. 다만 중년 여성에서 발병률이 평균보다 약간 높긴 하다. 여성 호르몬의 분비 변화가 혈관벽 약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동맥이 파열될 확률은 어느 정도인가.

“사람마다 다르다. 병변 위치, 형태, 혈관 구조, 환자의 나이 등에 따라 스펙트럼이 매우 넓다. 뇌동맥류가 ‘변화무쌍한 질병’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일반적으로 보면 전체 국민 100명 중 1~2명에서 뇌동맥류가 발병하는데, 이 중 2% 정도가 파열된다고 보면 된다. 그렇기 때문에 무조건 수술을 하기보다는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파열 확률과 수술을 통한 이득을 잘 따져보고 결정해야 한다.”

▷수술 치료는 어떤 방식들이 있나.

“크게 일반 개두술과 코일 색전술로 나뉜다. 개두술은 머리뼈를 절개해 클립 같은 기구로 직접 뇌동맥류의 목을 제거하는 것이다. 오랫동안 이어져온 방법이라 안전하지만 머리에 상처가 남고 회복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다. 코일 색전술은 백금으로 된 가느다란 코일을 동맥류에 삽입해 혈관 파열을 미리 막는 수술이다. 머리뼈를 절개하지 않아도 돼 환자 부담이 덜하고 회복 기간이 짧다. 하지만 재발률이 높아 최소 1년은 추적관찰을 해야 한다.”

▷수술 이외에 관리법은.

“풍선에 약한 부분이 있어도 바람을 불어넣지 않으면 터지지 않는 것처럼 선천적으로 뇌혈관 벽이 약한 사람도 관리만 잘하면 이상 없이 지낼 수 있다. 혈관의 탄력성을 약화시키는 동물성 지방은 섭취를 최소화하는 게 좋다. 흡연, 음주 등도 혈관 내벽을 직접적으로 손상시키는 나쁜 습관이다. 혈관 건강이 좋지 않은 과체중, 고지혈증, 당뇨 환자는 특히 더 잘 관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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