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구에 들어서는 대우 용계 푸르지오 아츠베르
가성비 부족해도 가심비 넘치는 대구 10미 '뭉티기'
"싼데 비싸다"…'뭉티기' 같은 대구 용계 푸르지오  [이송렬의 맛동산]

인류 역사를 통틀어 생존의 기본이 되는,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 들어본. 맞습니다. 의(衣)·식(食)·주(住)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평생 숙원인 '내 집 마련'. 주변에 지하철은 있는지, 학교는 있는지, 백화점은 있는지 찾으면서 맛집은 뒷전이기도 합니다. '맛동산'을 통해 '식'과 '주'를 동시에 해결해보려 합니다.

맛집 기준은 기자 본인의 주관적인 생각입니다. 맛집을 찾는 기준은 온라인,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매체를 활용했습니다. 맛집으로부터 어떠한 금액도 받지 않은 '내돈내먹'(자신의 돈으로 직접 사 먹는 것)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싼데 비싸다"…'뭉티기' 같은 대구 용계 푸르지오  [이송렬의 맛동산]

대우건설이 대구 동구에 15년 만에 아파트를 짓습니다. 주인공은 '용계 푸르지오 아츠베르'(아츠베르)입니다. 동구는 금호강의 위쪽에 있습니다. 대구의 강남이라고 불리는 수성구와 강 하나를 두고 있죠. 아츠베르는 2개 단지로 조성되는데, 지하 2층~지상 15층, 전용 59~99㎡(8개 타입), 21개동 총 1313가구의 대단지입니다.

대구1호선 용계역 3번 출구. '뭔가 허전한데'라는 생각과 함께 주변을 둘러보는데 기차에서 내린 동대구역과는 사뭇 다릅니다. 곧 바로 아츠베르가 지어지는 곳으로 걸음을 옮깁니다. 가구단지와 공장을 지나 현장까지 걸어서 약 13분 가량이 걸렸습니다. 훗날 이 곳 근처로 1단지 보행 출입구가 생길 예정입니다. 아직은 공사 초기라 마땅한 길이 없습니다. 단지 전체를 돌아보기 위해서는 차량이 없으면 불가능합니다. '따릉이'가 있는 서울에서는 이 정도 거리는 크게 문제가 없습니다만 걸어서 이동하기에는 '조금 불편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싼데 비싸다"…'뭉티기' 같은 대구 용계 푸르지오  [이송렬의 맛동산]

단지 주변을 둘러보는 내내 비행기 소리가 크게 들립니다. 비행기가 지나갈 땐 바로 옆 사람의 얘기도 잘 들리지 않습니다. 인근에 K2 군공항이 있어 비행기 소음이 큰데요. 다행인 점은 군공항 이전이 결정돼 해당 부지 개발을 앞두고 있다는 점입니다. 아직 구체적으로 무엇이 들어갈 지는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용계동 옆 율하동에 도시첨단산업단지가 내년 준공 예정이라는 점, 대구·경북 첨단의료복합단지가 개발 중이라는 점도 호재입니다.

아파트 내부는 어떻게 꾸며질지 궁금해 모델하우스를 방문했습니다. 전용 59㎡A, 84㎡A, 84㎡C 타입 총 세 가지 타입이 전시됐습니다. 전용 59㎡A와 84㎡A는 우리에게 친숙한 3~4베이(전면에 방 2~3개와 거실) 구조입니다. 59㎡A의 경우 방은 3개였지만 사실상 안방에 옷을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이 없어 작은 방 하나를 드레스룸으로 꾸몄습니다. 84㎡C는 타워형 구조였습니다. 주방이 안쪽으로 배치돼 있어 깔끔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다만 이 타입 역시 안방에 옷장이 작아 보관이 쉽지 않습니다. "옷을 어디에 둬야 하나" "그러게 말야"라고 말하는 신혼부부들의 대화에 공감했습니다.
"싼데 비싸다"…'뭉티기' 같은 대구 용계 푸르지오  [이송렬의 맛동산]

전용 84㎡A에 대한 반응은 다릅니다. 모델하우스 곳곳에서 "이 구조가 살기에는 가장 괜찮을 것 같네"라는 얘기가 들립니다. 현관을 들어가 2개의 침실을 지나면 탁 트인 거실이 보입니다. 주방 역시 탁 트여있는 구조로 답답해보이지 않습니다. 안방에도 붙박이장이 설치돼 넉넉한 수납공간이 있습니다. 다만 모델하우스 전시관은 모두 발코니와 주방공간 등이 확장된 상태였는데, 확장을 안 한다면 너무 좁습니다. 모델하우스 안내 직원도 "확장을 안하면 좀 좁은 감이 있죠"라며 말 끝을 흐립니다.

아츠베르를 방문한 날 오전에는 비가 와 낮에는 사우나에 앉아 있는 듯 했습니다. 카페에 앉아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무엇을 먹을까 고민했습니다. 야끼우동, 납작만두 등 예상 외의 음식들이 대구에서 가장 먼저 만들어졌는데요. 서울 촌놈은 다른 맛집들을 제쳐 두고 대구하면 떠오르는 '뭉티기'를 먹으러 향합니다.

'녹양'은 대구 중구 향촌동에 있습니다. 1973년 처음 가게 문을 열고 벌써 48년째 영업 중 입니다. 당일 잡은 소에서 나온 신선한 우둔살로 뭉티기를 내어줍니다. '뭉티기'라는 이름은 한우의 뒷다리 안쪽 부분인 처지개살을 힘줄과 근막이 붙어있는 채로 깍두기 모양으로 썰어먹은데서 유래했습니다. 최근엔 지방이 적고 살코기가 많은 소의 엉덩이 안쪽 부위인 우둔살을 비교적 얇게 썰어 먹습니다.
"싼데 비싸다"…'뭉티기' 같은 대구 용계 푸르지오  [이송렬의 맛동산]

고민할 것 없이 뭉티기를 한 접시 시킵니다. 주인공인 뭉티기가 나오기 전 다양한 밑반찬이 나옵니다. 곱창이나 막창을 먹으러 가면 함께 나오는 간과 천엽을 비롯해 지라(비장), 양 등 내장이 눈에 띕니다. 입맛을 돋울 한입 국수, 무와 홍합 그리고 오징어가 들어간 경상도식 탕국, 볶은 콩, 두부, 떡갈비, 동치미, 상추무침, 과일 샐러드 등 12가지 반찬이 먼저 식탁에 올라옵니다. 뭉티기를 찍어 먹는 장만 세 종류입니다. 소금과 참기름만 들어간 맑은 기름장, 고춧가루와 마늘 등 매콤한 빨간 장, 그리고 고추가 들어간 간장입니다.

나온 반찬들을 하나하나 먹다보니 뭉티기가 상에 올라옵니다. 뭉티기를 보자마자 주인장에게 "뒤집어도 진짜 안 떨어질까요?"라고 물어봅니다. 주인장은 웃으면서 "직접 뒤집어 보셔"라며 부추깁니다. "떨어지지 않느냐"고 몇 번을 다시 되묻고는 접시를 살며시 뒤집어봅니다. 고기는 접시에 딱 붙어 떨어지지 않습니다. 싱싱하고 찰지다는 뜻입니다.

뭉티기를 한 점 집었습니다. 선홍빛색을 띄는 뭉티기를 아무 것도 찍지 않고 입에 넣습니다. 서울에서 먹던 육회나 육사시미와는 달리 고유의 육향이 진하게 느껴집니다. 간을 하지 않았는데도 싱겁다는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주인장이 추천한 먹는 방법은 빨간장에 뭉티기를 묻어뒀다가 먹는 방법입니다. 장에 푹 잠겨 마늘과 고추기름을 듬뿍 품은 뭉티기는 생으로 먹을 때와는 또 다른 맛이 납니다. 개인적으로는 소금과 참기름만 들어간 맑은 기름장에 콕 찍어 담백함을 즐기는 게 가장 났습니다.

"싼데 비싸다"…'뭉티기' 같은 대구 용계 푸르지오  [이송렬의 맛동산]

이번에 맛본 뭉티기는 300g에 5만원입니다. 뭉티기만 한 접시 떡하니 나왔다면 정말 가성비가 떨어지는 셈이죠. 그나마 뭉티기가 맛있고 다양한 반찬들이 함께 나와 가심비를 채웠습니다. 아츠베르도 분양가를 두고 말이 많습니다. 전용 59㎡ 3억3120만원(최고가), 전용 84㎡는 4억7195만원(최고가)인데요. 실수요자들 가운데서도 "그래도 브랜드 아파트인데 싸다"라는 의견과 "입지에 비해 너무 비싸다"라는 의견이 엇갈립니다.

하나 더 아쉬운 점은 앞서 호재로 언급했던 것들이 반영되는 시기입니다. 가장 큰 호재인 K2 군공항 이전이 최종 완료는 2030년입니다. 이전이 완료된 이후 해당 부지가 개발되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한참의 시간이 남은 것입니다. 동구를 중심으로 미분양 물량이 늘어난 점도 부담입니다. 국토교통부 따르면 대구 미분양 주택은 5월 말 기준 1185가구로 집계됐습니다. 전월 897가구보다 32% 늘어난 것입니다. 특히 동구 지역은 율하지구와 신서혁신도시 등에 약 1만5000가구가 들어섰습니다. 실수요자들의 반응이 그닥 좋지는 못했습니다. 지난달 29일 진행된 아츠베르 1순위 해당지역 청약에서 평균 경쟁률은 0.62대 1로 미달 사태가 나왔습니다.

아츠베르는 'Art'(예술)와 'Verus'(진정한)의 합성어로 예술 같은 삶처럼 진정한 주거가치를 느낄 수 있게 하겠다는 푸르지오만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합니다. 뭉티기가 아무리 맛있다 한들 다른 것들이 없었다면 가성비가 떨어지는 것처럼 브랜드 아파트인 아츠베르도 주변이 받쳐주지 않으면 부각되기 어렵겠죠. 아츠베르가 '마음'을 울리는 아파트가 되길 바랍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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