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철의 글로벌 북 트렌드] 25세 축구선수가 전한 '선한 영향력'
팬들에게 ‘사랑받는’ 스포츠 스타는 많다. 하지만 팬들에게 ‘존경받는’ 스포츠 스타는 흔치 않다. 아무리 높은 연봉을 받고 화려한 플레이를 자랑하는 스포츠 스타라고 하더라도 팬들을 위한 배려와 사회적 책임을 게을리하는 선수는 스포츠 역사에 이름을 남기기 쉽지 않다. 코로나19 사태로 스포츠산업도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셧다운 조치 등으로 경기장을 방문하는 관객 수가 감소했고, 경기 흥행 실패와 스포츠용품의 판매 감소 등으로 스폰서십도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이런 열악한 상황 가운데서도 몇몇 스포츠 스타는 더욱 적극적으로 선행과 기부 행렬에 동참하며 희망의 메신저 역할을 하고 있다.

매년 4월 말 영국 언론 선데이타임스는 ‘선데이타임스 부호 명단’과 함께 ‘선데이타임스 기부 명단’을 발표한다. 올해 발표된 명단 가운데 총재산이 1600만파운드(약 225억원)인데 기부액이 2000만파운드(약 320억원)인 인물이 눈에 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의 잉글랜드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 마커스 래시퍼드다. 그는 재산 대비 기부율 125%로 영국의 최고 부자들 가운데 기부 순위 1위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영국 왕실은 래시퍼드의 꾸준한 자선 활동과 팬데믹 상황에서 보여준 결식아동을 위한 무료 급식 활동의 공로를 인정해 그에게 ‘대영제국명예훈장’(MBE: Member of the Order of the British Empire)을 수여했다.

영국 서점가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당신이 챔피언(You are a Champion)》은 이런 다양한 이유로 영국 사회의 주목을 받는 1997년생 축구 스타 래시퍼드의 자서전이다. ‘축구의 나라’ 영국에서 축구 스타의 자서전이 출간되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이지만, 래시퍼드 자서전은 목적과 성격이 조금 다르다. 래시퍼드는 경기장 안팎에서 화려한 기술과 입담으로 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세계적인 축구 스타지만, 어린 시절에는 보잘것없는 평범한 소년이었다.

맨체스터 남부의 위센쇼라는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여러 역경과 실패를 겪으며 조금씩 꿈을 향해 앞으로 나아갔던 과정을 책을 통해 솔직하게 소개한다. 자신처럼 보잘것없는 배경을 가진 어린이들에게 어떤 경우에도 꿈과 희망을 잃지 말 것을 당부한다. 위대한 꿈을 꿔라, 챔피언처럼 훈련해라, 실수에서 배워라, 동료나 팀을 찾아라, 주변의 목소리에 너무 흔들리지 마라, 배우는 것을 멈추지 마라……. 다소 뻔한 조언처럼 들릴지라도, 누가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메시지가 될 수 있음을 실감한다. 책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스포츠 심리학자와 저널리스트도 함께 참여했다.

[홍순철의 글로벌 북 트렌드] 25세 축구선수가 전한 '선한 영향력'
“최고를 향한 끊임없는 도전” “책 읽기 싫어하는 여덟 살짜리 아들이 빠져들어 읽고 있다” “미래 세대에 영감을 주는 훌륭한 메시지” “리버풀 팬인 내 아들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마커스를 사랑한다” “여름 방학에 읽어야 하는 단 한 권의 책!” 등 영국 아마존에는 이 책을 먼저 읽은 독자들의 ‘별 다섯 개’ 극찬 리뷰들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선한 영향력’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홍순철 < BC에이전시 대표·북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