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173·종말 하나만 막고 올게·그래서 죽일 수 없었다

▲ 블라디보스토크 서커스 = 한국계 프랑스 작가 엘리자 수아 뒤사팽의 세 번째 장편소설이다.

데뷔작에서 어머니의 고국인 한국의 속초를 무대로 삼았다가 두 번째 소설에선 일본을 배경으로 했던 그가 이번엔 러시아의 동쪽 끝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활동하는 한 서커스단의 풍경을 그린다.

단원 중에는 '러시안 바'라는 서커스 종목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팀을 이룬 세 사람이 있다.

남성 멤버인 안톤과 니노, 그리고 트램펄린 여자 챔피언이었던 안나로 구성된 이 트리오는 대회 출전을 위해 맹훈련 중이다.

러시안 바는 긴 널판을 남자 두 명이 어깨로 받치고, 다른 한 명이 널판 위에서 곡예를 하는 종목. 이들의 목표는 3회전 공중제비를 네 차례 연속 성공하는 것이다.

아슬아슬한 묘기를 부려야 하는 이들은 신뢰와 공감이 조금이라도 깨지거나 호흡이 엇나가면 위험에 처할 수밖에 없다.

목표를 향해 달리는 이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이방인의 시선을 통해 목숨을 건 공중 돌기 연습 같은 우리 삶의 일면을 조명한다.

김주경 옮김.
뒤사팽은 1992년 프랑스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작가로 프랑스와 스위스, 한국을 오가며 자랐고 현재 스위스에 산다.

삶의 궤적에서 보듯 디아스포라 감수성이 소설에서 묻어난다.

첫 소설 '속초에서의 겨울'로 스위스 로베르트 발저상, 프랑스 문필가협회 신인상을 받았다.

북레시피. 268쪽. 1만3천 원.
[신간] 블라디보스토크 서커스

▲ 그리운 173 = 정신병원 폐쇄 병동을 소재로 쓴 연작시 62편으로 시집 전체를 모두 채운 이례적이고 독창적인 작품이다.

승려 시인인 승한 스님이 과거 자신의 체험을 시로 승화한 자전적 시집이기도 하다.

표제 '그리운 173'의 '173'은 '서울 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폐쇄병동'의 명칭이다.

스님은 어릴 때부터 유전적·환경적 요인으로 심리적 고통을 겪어왔으며, 몇 년 전 다시 '자살 충동'에 시달리는 등 청소년기 때부터 앓아온 정신적 아픔이 재발해 두 차례 서울 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173 폐쇄병동에 입원해 몇 달간 치료를 받았다고 한다.

시집은 스님이 그때 겪고 느끼고 체험했던 폐쇄병동 생활과 내용을 직접적이고 실감 나게 그린다.

숨기고 싶을 만한 비밀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처음엔 저의 정신건강 문제가 부끄럽고 수치스러워 삶의 비밀로 꾹꾹 눌러두고 살았으나, 출가수행자가 되면서 모든 것을 내리고 비우고 참회하고 헌신하면서 제2의 삶을 새로 시작하기 위해 저의 삶의 여정과 연혁을 모두 고백하고, 오히려 그 아픔과 비밀을 시로 승화시켜 저처럼 정신적 아픔과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을 위로하고 싶었다.

"
[신간] 블라디보스토크 서커스

▲ 종말 하나만 막고 올게 = 중견 과학소설(SF) 작가 임태운이 9년 만에 출간하는 두 번째 소설집. 참신하고 유쾌한 SF적 상상력과 사회적 문제의식을 버무린 단편 여섯 편이 실렸다.

이들 작품 가운데 세 편은 영상화 계약을 마치고 제작을 준비하고 있다.

시공사. 316쪽. 1만4천 원.
[신간] 블라디보스토크 서커스

▲ 그래서 죽일 수 없었다 = 제27회 일본 아유카와 데쓰야 우수상을 받은 사회파 미스터리 소설. 미궁에 빠진 연쇄살인 사건의 진범이라고 주장하는 괴한이 추가 살인을 막으려면 자신과 공개 토론을 해야 한다며 신문 기자를 도발하면서 대중의 높은 관심 속에서 숨 막히는 공방이 벌어진다.

잇폰기 도루의 데뷔작이다.

김은모 옮김.
검은숲. 344쪽. 1만4천300원.
[신간] 블라디보스토크 서커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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