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서 길고양이 돌본 주민 피해자 인정 여부 '관심'
길고양이 돌본 주민 고양이 주인으로 인정될까

길고양이를 오래 돌봐 왔다면 주인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대구에서 마을 주민이 돌보던 길고양이가 개에 물려 죽는 일이 발생하면서 길고양이 주인 인정 여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17일 대구 성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개에게 물려 죽은 길고양이 사건과 관련해 길고양이를 돌봐 온 A씨를 고양이 주인으로 보고 사건 수사를 진행 중이다.

A씨가 길고양이 주인으로 인정되면 피해를 준 개 주인에게 형사상 책임을 물을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개 주인은 구청이 부과하는 과태료 처분 대상에 그친다.

동네 주민인 A씨는 지난달 19일 "동네 편의점 앞에서 개 두 마리가 길고양이 한 마리를 물어 죽였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그는 마을 사람 4∼5명으로 구성된 길고양이 보호 모임 회원으로 이번에 희생된 길고양이를 수년간 보살폈다고 한다.

지난해 관할 구청이 시행하는 마을공동체 사업에 참여해 길고양이 중성화수술, 화장실·급식소 설치 등에 앞장섰다.

경찰도 이런 점을 고려해 A씨를 죽은 길고양이 주인으로 간주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길고양이라는 말 자체가 주인 없는 것을 전제로 하는 만큼 A씨를 주인으로 보기에 무리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애견단체 관계자는 "통상 자기 집에서 기르면서 같이 생활하는 경우에 해당 반려동물 주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길고양이는 그 경우와 다르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모 구청 관계자는 "아파트 단지 등에서 길고양이에게 밥 주는 이른바 '캣맘'을 해당 고양이 주인이라 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며 "단순히 길고양이를 보살폈다는 이유만으로 고양이 주인으로 인정된 사례를 알지 못해 뭐라고 얘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길고양이 주인 인정과 관련한 법원 판례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A씨가 오랜 기간 돌봐온 만큼 길고양이 주인으로 보고 있으며 개 주인에게 재물손괴 혐의를 적용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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