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데믹 시기 장기 마스크 착용 '구취공포증' 불러
10명 중 3명, 입 냄새 없는데도 "나는 것 같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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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냄새는 스스로 알기 보다 타인에 의해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으로 마스크 착용이 생활화되면서 원래 구취가 없었던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구취가 난다고 느끼는 현상이 늘어나고 있다.

경희대치과병원 구강내과 이연희 교수에 따르면 마스크 착용 시 입안 구강위생을 더욱 청결히 하는 것이 외부 공기의 흐름이 제한된 조건에서 혐기성 세균의 번식을 막아주고 구취 발생을 줄일 수 있는 핵심이다. 마스크 자체의 위생도 중요한데, 호흡 시 입안의 냄새가 마스크에 스미거나 구강세균이 마스크 안쪽 면에서 증식할 수 있기 때문에 일회용 마스크는 매일 새 것으로 갈아 착용하는 것이 좋다.

마스크를 착용하면 입 안으로 산소공급이 원활하지 않게 되며 구취의 주요 원인인 휘발성황화합물을 만들어내는 혐기성 세균을 증가시킬 수밖에 없다. 또한, 입과 코를 통한 외부 공기의 흐름이 제한되기 때문에 공기가 마스크 내에만 고이게 되는데, 입으로 하는 호흡을 유발해 더욱 입안을 건조하게 하고 혐기성 세균의 증식 조건을 형성한다.

그러나 구취를 호소하는 환자의 약 30%는 객관적 진단 시 구취의 징후나 관련 질환을 찾아볼 수 없다. 즉, 입 냄새가 미약하거나 거의 없더라도 자신의 구취를 걱정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를 '구취공포증'이라고 하며 강박적인 구강 세정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주의가 필요하다.

이 교수는 구취를 본인 스스로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손목을 핥고 건조시킨 다음 냄새를 맡아보라"고 조언한다. 침이 묻은 손목에 악취가 나면 구취가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병원에서 활용되고 있는 기체 크로마토그래피는 황화수소, 메틸메르캅탄, 디메틸 황화물 등 구취를 발생시키는 주요한 세 가지 휘발성 황화합물의 수준을 측정해 구취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사람들은 구취가 치아와 잇몸 사이에 남아 있는 음식 찌꺼기나 염증에서 비롯된다고 알고 있지만 냄새의 원인은 대부분 혀에서 나온다. 구취가 있을 때, 혀를 내밀고 거울을 보면 혓바닥 안쪽이 하얗거나 누런 백태가 끼어 있는 경우가 많다.

이연희 교수는 "부드러운 혀 닦기를 병행하면 구취 및 설태를 감소시킬 수 있다"며 "구취는 나쁜 구강위생 외에도 다양한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데 구강 내 원인은 85~90%, 구강 외 원인은 10~15% 정도 차지한다"고 말했다.

구취를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청결한 구강위생 유지다. 양치질은 적어도 하루에 두 번, 가급적이면 매 식사 후에 하는 것이 좋다.

만성적인 구취를 앓고 있다면, 가장 먼저 치과 전문의를 만나 구강 내 원인을 살펴보는 등의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이 교수는 "장기간에 걸친 구취는 호흡기, 신장 등의 관련 질환, 여러 가지 약물 복용, 혹은 타액 분비가 줄어들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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