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태 '인구 미래 공존' 출간…"30년뒤 매년 강남구 인구 사라져…공생 길 찾자"
"인구절벽까지 10년…인구학의 눈으로 정해진 미래를 기획하라"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인구가 자연 감소한 한국은 10년 뒤면 '인구절벽'에 직면한다.

2006년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 이후 정부는 200조 원이 넘는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합계출산율은 3년 연속 1명 미만에 머물고 있다.

인구감소가 정해진 한국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국내 인구학 권위자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책 '인구 미래 공존'(북스톤 펴냄)에서 인구학적 관점에서 한국사회와 기업, 개인의 미래 기획을 제안한다.

저자가 2016년에 쓴 '정해진 미래'는 미래 설계에 필요한 인구학적 관점을 쉽게 설명하며 인구학의 대중화에 기여했다면, 5년 만에 들고 온 화두는 좀 더 묵직하다.

5년 만에 출생아 수는 40만 명대에서 20만 명대로 급감했고, 초저출산 현상의 속도가 너무 빨라졌기 때문이다.

◇ 2100년 인구 2천만 명으로 급감…30년 뒤부터 연간 55만 명 감소
책은 저자가 이끄는 서울대 인구학연구실이 국내 거주 내국인을 기준으로 분석한 인구추계를 소개한다.

"인구절벽까지 10년…인구학의 눈으로 정해진 미래를 기획하라"

먼저 2100년에 인구수가 1천800만∼2천만 명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지금보다 3천만 명 넘게 줄어들 것이라는 80년 뒤의 전망은 독자 대다수가 확인하지는 못하겠지만, 30년 뒤의 전망은 저자에 따르면 이미 정해진 미래다.

2050년쯤부터 우리나라 인구는 매년 40만∼57만 명씩 줄어들기 시작할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 강남구 인구(2020년 기준 53만9천 명)가 매년 사라지는 셈이다.

믿기 어려운 이런 추계의 근거는 다음과 같다.

베이비붐 1세대가 현재 60세 안팎이고 30년쯤 뒤에는 차례차례 90세를 맞이한다.

이런 이들은 연령마다 현재 80만 명이 넘는다.

90세 이전에 사망하는 사람들도 있으니 2050년경부터는 연간 70만 명이 사망한다.

30년 이후의 출생아 수는 최근 태어난 여아의 수로 결정된다.

2019년 출생아는 약 30만 명, 2020년에는 약 27만2천 명이다.

출생아의 절반이 여아로 이들이 성인이 돼서 지금처럼 자녀 한 명씩 낳는다면 2050년 출생아는 많아야 15만 명 정도다.

70만 명이 사망하는 동안 15만 명이 태어날 것이기 때문에 2050년부터 연평균 55만 명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처럼 오늘의 인구는 한 세대 전의 인구변동에 의해 이미 정해졌고 30년 뒤의 인구 역시 정해진 미래다"라고 말한다.

다만, 저자는 연령별 출산율 곡선이 20여 년 전 미국 사회와 비슷하게 됐다고 분석한다.

더는 모두 다 비슷한 연령에 결혼해서 아이를 낳는 '결혼적령기'가 뚜렷한 나라가 아니라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 지속가능성과 모든 세대의 삶의 질 높이는 '공존' 전략 필요
저자는 출산을 장려하는 것보다 이미 줄어든 출산이 만들어 낼 사회를 예측하고 준비하는 작업이 더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출생아 수를 갑자기 늘리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다른 방식으로 반전의 기회는 있다는 것이다.

인구학의 눈으로 미래를 기획하자는 저자는 먼저 조급하지 말라고 권한다.

앞으로 15년 동안은 그래도 매년 20만 명 이상의 아이들이 태어날 것이며 이들이 지금의 청년과 같은 물리적, 심리적 압박 속에 살지 않게만 해준다면 30년 뒤의 미래는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그러나 안이하게 대처하지 말라고 경고한다.

인구절벽이 오기 전 마지막 기회로 주어진 2020년대를 또다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흘려보내서는 안 된다고 역설한다.

저자는 인구의 균형과 지속 가능성을 위하여 '공존'을 제시한다.

인구문제를 해결하려 할 때 '여성들이 아이들 더 낳으라'라거나 '청년 일자리를 위해 장년들이 더 일찍 물러나라'는 등 양보와 희생을 전제하곤 하는데 불필요한 희생이나 경쟁을 최소화하며 각 세대의 삶의 질을 더 높이는 공존의 방안이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공존은 삶의 방식이라기보단 생존방식에 가깝다"며 "제한된 공간에서 서로가 피고 지는 시기를 달리함으로써 경쟁을 피하는 지속 가능한 생존방식이 공존"이라고 설명한다.

저자는 총인구가 감소하는 와중에 가구는 늘어난다는 점을 주목하라고 제안한다.

기업이 놓쳐서는 안 되는 새로운 시장이라고 한다.

또한, 정년을 연장하면 부족한 생산 인구를 메울 수 있으며 타이밍을 잘 잡으면 청년 취업을 가로막지 않는 공존의 길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한다.

아울러 생산가능인구가 교육을 잘 받고, 건강도 좋아서 이들이 만들어 내는 부가가치의 양이 대폭 늘어나는 결과인 '인구배당'을 받기 위해 해야 할 방안 등을 입체적으로 제시한다.

한편, 저자는 전작 '정해진 미래'에서 밝힌 대학 가기가 훨씬 쉬워질 것이란 전망을 수정했다.

단순히 입학정원과 수험생 규모만을 비교한 전망은 이른바 '인서울' 키워드를 간과해 틀렸다는 것이다.

만일 전국의 모든 수험생이 '인서울' 대학에 가려고 경쟁한다면 고3들이 넘어야 할 2021년 대입 경쟁률은 5.73대 1로 계산된다.

이는 2012년의 8.56대 1에 비해 크게 낮아졌지만, 결코 낮은 경쟁률이 아니며 2030년까지 5대 1 아래로 내려가지 않을 것으로 예측한다.

304쪽. 1만7천 원.
"인구절벽까지 10년…인구학의 눈으로 정해진 미래를 기획하라"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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