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예술대상' 박영희 교수 작곡 참여…11월 13일 청주 예술의전당 첫 공연
최양업 신부 탄생 200주년…창작오페라 '길 위의 천국' 무대로
가경자 최양업 토마스 신부(1821∼1861)의 탄생 200주년을 맞아 오페라 '길 위의 천국'이 오는 11월 무대에 오른다.

2일 한국천주교주교회의에 따르면 '땀의 순교자'로 불리는 최양업 신부는 조선 후기 한국의 첫 신학생 3인 중 1명으로, 한국 천주교회에서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에 이어 두 번째 한국인 사제가 된 인물이다.

라틴어로 된 교리를 우리말로 번역해 박해를 피해 산골 곳곳에 숨어 있던 천주교인들에게 전했다.

그는 신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조선 사회에서 많이 불리던 가사(歌辭) 양식을 차용해 천주가사를 창작한 업적도 남겼다.

서양 문물과 사상을 국내에 들여왔고, 밖으로는 천주교 박해 실상을 알리고 기록해 조선 후기 사회상, 국내 천주교 사료 수집에 공헌했다는 평을 받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6년 최양업 신부의 성덕을 기려 '가경자(可敬者)'로 선포했다.

가경자는 '공경할 만한'이라는 뜻의 라틴어 'venerabilis'에서 유래한 말이다.

'길 위의 천국'은 창작 오페라로, 최양업 신부의 업적과 일대기를 담은 작품이다.

최양업 신부 탄생 200주년…창작오페라 '길 위의 천국' 무대로
작곡은 동양인으로는 처음으로 '베를린 예술대상'을 받은 재독 작곡가 박영희 교수가 맡았다.

그는 최양업 신부가 지었던 것으로 전해지는 '사향가'를 복원해 오페라 속에 담을 예정이다.

오페라 대본은 청주교구 류한영 베드로 신부와 고연옥 작가가, 예술감독과 지휘에는 독일 트리어시립극장과 울름극장의 부총음악감독 및 수석지휘자를 지낸 지휘자 지중배 씨가 각각 맡았다.

무대 연출로는 독일에서 활동하는 연출가 이수은 씨가 참여한다.

최양업 신부 역할에는 한국인 최초 런던 로열 오페라 하우스 코벤트가든의 주역인 테너 박지민과 독일 브레멘극장 전속 솔리스트 김효종이 나선다.

오페라 무대는 11월 13∼14일 청주 예술의전당을 시작으로, 20∼21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23일 광주 빛고을문화회관에서 만날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