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19세기 중반 이후 차이콥스키를 중심으로 고유의 음악을 완성했다. 작곡가들이 서로 스승과 제자로 인연을 맺으며 러시아 계보를 구축했다. 이들이 남긴 수많은 레퍼토리를 한 번에 섭렵할 순 없다. 황장원 류태형 한정호 나성인 허명현 등 음악평론가들에게 감상의 지름길을 물었다.

이들은 러시아 특유의 음악성을 드러낸 작곡가로 무소륵스키(1839~1881)를 꼽았다. 그의 작품 중에선 ‘전람회의 그림’을 먼저 들어보라고 입을 모았다. “러시아 음악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작품”(황장원) “투박하지만 삶에 대한 놀라운 통찰력을 담은 곡”(나성인)이라서다. 한 평론가와 류 평론가는 게오르기 스비리도프의 ‘눈보라’를, 허 평론가는 라흐마니노프의 ‘교향곡 3번’을 추천했다.

코로나19가 끝난 뒤 내한공연이 열린다면 어떤 지휘자의 연주를 들을까. 러시아 음악의 적통을 이어받은 발레리 게르기예프(69)의 연주를 평론가들은 제안했다. 게르기예프는 독일 뮌헨필하모닉오케스트라 상임 지휘자와 러시아 마린스키극장의 예술감독을 겸임하고 있다.

연주자 중에선 피아니스트 그리고리 소콜로프(72)와 다닐 트리포노프(30)가 꼽혔다. 러시아 피아니즘을 대표하는 소콜로프는 16세이던 1966년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옛 소련 해체 후 서방세계에 그의 음악이 알려지면서 거장 반열에 올랐다. 트리포노프는 2011년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