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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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남성호르몬이 적은 사람이 더 심하게 앓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워싱턴대 의대 아브히나브 디완 교수 연구진은 25일(현지시간) 제 학술지 미국의학협회저널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분비량이 적은 남성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중증으로 발전하기 쉽다"고 발표했다.

최근까지 의료진은 남성이 여성보다 코로나 중증 환자가 많다는 점에서 남성 호르몬이 면역력 발현을 억제한다고 추정했다. 하지만 테스토스테론이 줄면 병세가 악화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것.

테스토스테론은 고환에서 분비되는 남성 호르몬이다. 목소리가 굵어지고 체모와 근육량, 골격량을 증가하는 남성의 2차 성징에서 나타난다.

연구진은 코로나19로 반스-유대인 병원에 입원한 90명의 남성과 62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혈액을 채취하고, 연구 3일, 7일, 14일, 28일 차에 연구 대상자들의 호르몬 수치를 측정했다.

측정 결과 여성 환자의 경우 여성 호르몬 수치가 코로나 중증 정도와 상관 없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남성 환자의 경우 정상 혈중 테스토스테론 수치인 1dL당 250ng에 미치지 못하는 151ng이었다. 중증 남성의 경우 53ng, 증상이 심각한 남성들의 경우 19ng까지 떨어졌다.

연구진은 "남성의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아지면 코로나19를 비롯해 비만과 당뇨병 위험이 증가하고 염증이 심해질 수 있다"며 "코로나19에 감염된 남성 환자가 입원 중일 때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떨어진 상태이면 더 위험하다"고 전했다.

지난해 9월에도 국제학술지 에이징메일(The Aging Male)을 통해 "코로나가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바 있다. 연구진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양성 판정을 받은 남성 232명 중 증상별로 무증상 환자 46명, 일반 입원환자 129명 그리고 중환자실에 입원해 치료를 받는 환자 46명으로 구분했다.

연구진은 환자들 중 코로나19 감염 전에 성호르몬 검사를 받은 환자들의 평균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크게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뿐만 아니라 정자의 운동 기능도 떨어진 수치를 보였다.

당시 연구진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숙주 세포에 침입할 때 사용하는 숙주 세포의 안지오텐신 전환효소-2(ACE2) 수용체가 고환의 세르톨리 세포(Sertoli cell)와 라이디히 세포(Leydig cell)에도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손상된 정자의 기능이 회복되는지 영구적인지는 아직 알 수 없어서 환자들이 회복한 후 6개월과 1년 차에 다시 검사해서 정자의 기능을 확인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