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살을 보면…누구나 반할 '수박'에
무더운 여름. 땀을 뻘뻘 흘리면 자연스레 기운도 빠진다. 이럴 때 시원하고 달콤한 수박을 한입 베어 물면 잠시나마 더위를 잊을 수 있다.

아삭아삭한 수박 속살은 95% 이상이 수분으로 이뤄진 ‘수분 폭탄’. 나머지 5%는 포도당, 과당 등 당류다. 더운 여름철 수분과 당분을 보충해주는 그야말로 ‘제철 과일’이다. 열량이 낮으며, 노화 방지 효과가 있는 리코펜과 혈관 질환 완화에 도움을 주는 시트룰린, 비타민 등이 함유돼 있다.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입하(5월 5일)가 지나자 대형마트와 온라인 마켓 등이 앞다퉈 수박 판매에 나서고 있다.
속살을 보면…누구나 반할 '수박'에

○수박, 어디까지 먹어봤니

수박의 원산지는 아프리카다. 고대 이집트 시대부터 재배됐다. 한국엔 16세기에 전파된 것으로 알려졌다. 늦은 봄부터 초가을까지만 재배할 수 있지만 현대에 들어선 온실, 비닐하우스 등에서 연중 재배한다. 한국에선 둥근 모양에 줄무늬가 넓고 과육이 붉은 품종이 주로 재배됐다. 하지만 최근 수박에 대한 고정관념이 무너지고 있다. 껍질이 새까만 수박부터 속살이 노란 수박, 씨 없는 수박까지 다양한 품종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흑미 수박’은 수박의 트레이드마크인 줄무늬가 없는 것이 특징. 일반 수박보다 당도가 높고 더 아삭거리는 식감으로 인기가 많아지고 있다. 속은 빨간색이나 노란색을 띤다. 겨울에 재배해 4~5월 출하한다.

‘애플 수박’은 900g 안팎의 소형 수박이다. ‘1인 1수박’이 가능하다. 과피가 얇아 사과처럼 깎아 먹을 수 있다. 음식물 쓰레기 걱정을 덜어준다. 꼭지만 떼내 통째로 활용하기에도 좋다. 보통 수박처럼 속살이 빨갛진 않지만 당도는 큰 수박 못지않다.

‘블랙 망고 수박’은 일반 수박보다 길쭉한 럭비공 모양의 미니 수박으로 속살이 노란 것이 특징이다. 속살이 빨간 수박보다 식감이 부드러우며 껍질이 얇고 단단하지 않아 자르기 쉽다.

‘베개 수박’으로 불리는 장타원형 수박도 새로운 품종 가운데 하나다. 4㎏ 정도의 중소형 수박으로 단타원형인 일반 수박과 달리 모양이 길쭉하다. 좁은 공간에 보관할 수 있어 편리하다.

‘무등산 수박’은 시중에서 흔히 보기 어렵다. 높은 산기슭에서 재배되는 순 재래종 수박으로 크기가 일반 수박의 두 배를 넘는다. 재배면적이 넓지 않고 생산량이 적어 가격이 비싸다.

○‘통통’ 울리면 잘 익은 수박

맛있는 수박은 겉면이 선명한 초록색을 띠고 세로 줄무늬가 뚜렷하다. 무늬 간격이 일정한 것도 잘 익은 수박의 특징. 꼭지가 꼬부라지고, 움푹 들어간 배꼽 부분이 작은 게 좋다. 잘 익은 수박은 두드렸을 때 ‘통통’ 하는 경쾌한 울림소리가 난다. 수박은 서늘한 곳에 보관하는 게 좋다. 먹기 2~3시간 전 냉장고에 넣어두면 시원하게 즐길 수 있다. 남은 수박은 껍질과 분리한 뒤 과육만 잘라서 밀폐용기에 담아 보관한다. 블랙 망고 수박을 구워 페타 치즈와 발사믹 글레이즈를 곁들이면 한 끼 식사로도 손색없는 근사한 샐러드가 완성된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