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출 하천 CCTV 일부 사각지대…관리기관도 제각각

최근 반포한강공원에서 발생한 대학생 사망 사고 여파로 폐쇄회로TV(CCTV) 부족 문제가 제기된 가운데 중랑천 등 한강의 지천 역시 방범용 CCTV가 부족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강사업본부가 한강공원 11곳 CCTV를 일괄 관리하는 것과 달리 지천 CCTV는 관리기관이 제각각이어서 사각지대가 더 많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 하천 천변시설 방범용 CCTV 부족…사각지대 다수
한강 지천 CCTV 설치 현황을 살펴보기 위해 지난 3일 저녁 9시께 중랑구에 있는 중랑천 산책로와 체육공원을 찾았다.

선선한 날씨에 많은 주민이 나와 조깅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고 있었다.

천변에 설치된 체육공원에 삼삼오오 모여 농구와 풋살 등을 즐기는 이들도 다수 보였다.

[인턴액티브] 한강·지천 CCTV 부족하다는데…중랑천 산책로 가봤더니
하지만 농구장과 자전거도로 등에서 CCTV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중랑천을 관리하는 여러 구청에 문의해 보니 산책로와 체육시설 등에 설치된 방범용 CCTV는 22대가량으로 파악됐다.

11개 한강공원 내 CCTV 162개에 비해서는 13.6%에 불과했다.

서울지역 내 길이만 약 20㎞에 달하는 중랑천은 도봉구, 노원구, 성북구, 중랑구, 동대문구, 광진구, 성동구 등 7개 자치구를 지난다.

이들 자치구가 중랑천변 부근 산책로와 자전거도로, 체육시설을 관리하지만 방범용 CCTV를 1대도 설치하지 않은 자치구도 있었다.

강남구와 서초구를 관통하는 서울 관내 7.2㎞ 길이 양재천에 설치된 방범용 CCTV는 18대에 그쳤다.

◇ 관리책임 제각각…"CCTV 확충하고 관리 일원화해야"
하천별 10∼20대 수준의 방범용 CCTV로는 산책로 등지에서 범죄가 발생했을 때 수사에 도움이 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중랑천 산책로에서 만난 시민들은 CCTV 개수가 적다는 점에 불안감을 나타냈다.

대학생 윤민주(가명·25세)씨는 "CCTV가 이렇게 적게 설치된 줄은 몰랐다"며 "최근 한강공원에서 발생한 사고도 있다 보니 불안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인턴액티브] 한강·지천 CCTV 부족하다는데…중랑천 산책로 가봤더니
각 자치구가 하천을 별도 관리하고 CCTV가 방범용, 방재용, 시설관리용 등으로 혼재된 점이 신속한 수사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A구청 관계자는 "관내 하천 CCTV가 홍수 등 재해를 막기 위한 목적으로 물줄기 방향을 비추고 있다"며 "시민들이 이용하는 산책로나 체육시설에 대해서는 일부 사각지대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B구청 관계자는 "방재 목적으로 설치된 CCTV는 상대적으로 저화질이어서 화면 확대 시 얼굴 확인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범죄 예방과 사고 시 대응을 위한 지천 CCTV를 확충하고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서울시 하천 CCTV 설치가 미흡하다며 "방범 차원에서 CCTV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강조했다.

이어 "CCTV 화질과 모니터링 인력 등 관리 시스템 개선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며 "서울시와 각 자치구, 경찰 등 유관기관이 협력해 사각지대 보완을 위한 장기적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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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