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재임용 이사회 의결 하자" 주장 법원서 기각
손 교수 "서울기독대, 법 존중해 복직 나서길" 기대감
'불당훼손' 사과했다 해고된 신학교수 복직 '청신호'

불당을 훼손한 개신교인을 대신해 사과하고 복구 비용을 모금했다가 강단에서 쫓겨났던 서울기독대 손원영 교수의 복직을 위한 길이 한층 넓어졌다.

8일 개신교계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기독대 학교법인인 환원학원 이사회는 손 교수의 파면을 취소하라는 법원 확정판결을 수용해 재임용 결정을 내렸다.

이에 대학 측은 재임용 승인 결의가 총장 제청 없이 이뤄져 무효라며 손 교수 재임용을 거부했으며, 이모 씨를 비롯한 이사회 이사 3명은 법원에 손 교수 재임용을 승인한 법인 이사회 결의를 무효로 해달라며 환원학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하지만 서울서부지법 제12민사부(재판장 이병삼 부장판사)는 지난달 30일 이씨 등이 제기한 소송을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사립학교법은 근무 기간을 정해 임용된 교원이 재임용 심의를 신청한 경우 임용권자는 교원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재임용할지 여부를 결정한다고만 정하고 있을 뿐, 이런 재임용 경우에도 학교장의 제청이 있어야 한다고 정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손씨의 재임용 승인 신청에 대해 교원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친 이상, (이사회의) 재임용 승인 결의에 어떠한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또 "(환원학원) 정관상 총장의 제청을 교원의 임용 여부 결정을 위한 이사회결의의 성립 내지 효력 요건으로까지 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총장의 임명 제청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손씨의) 재임용승인 결의 자체의 효력이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청구 기각 이유를 밝혔다.

'불당훼손' 사과했다 해고된 신학교수 복직 '청신호'

손 교수는 이날 전화 통화에서 "대한민국 법에 따라 운영하는 대학이 대한민국의 법을 존중해주기를 바란다"며 "학교 측에서 법원 판단을 존중해 복직 조치에 나서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손 교수는 불당 훼손을 대리 사과해 학교에서 파면된 지 1천500일이 지났다.

그는 2016년 1월 한 개신교인이 경북 김천시 개운사 법당에 들어가 불상과 종교의식에 쓰는 기구인 법구를 훼손한 사실을 접하고서 SNS에 교계를 대신해 사과를 올리면서 불당 복구 비용 모금에 나섰다.

이를 두고 서울기독대 교단인 그리스도의교회협의회는 그해 4월 손 교수 신앙을 조사하도록 했고, 대학 측은 그의 행위가 교단의 신앙 정체성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2017년 2월 20일 파면 조치했다.

손 교수는 그해 파면 취소 소송을 냈고, 약 2년 동안 1심과 2심을 거쳐 2019년 10월 학교 측의 징계 조치를 취소하라는 확정 판결문을 받아들었다.

이후 학교법인 이사회의 재임용 결정에도 학교 측의 반대로 복직은 이뤄지지 않았다.

학내에서는 재임용 의결과정에 하자가 있다는 주장부터 손 교수가 정통 교리를 따르지 않는 '이단(異端)'이라는 비난까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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