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까지 매일 밤 8시 골목에서 영화 상영…예매 없이 무료입장
전주국제영화제 예매를 놓쳤다면…밤하늘 아래 '골목영화관'으로

음식점 조명이 훤히 비추는 골목길.
그 옆에 커다랗게 세워진 스크린에서 배우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영화를 기다리던 관객들의 시선은 일제히 스크린으로 향했다.

관객들은 음식점의 밝은 조명과 노랫소리는 골목에서 영화를 즐기는 낭만에 방해되지 않는다는 듯 배우의 목소리에 집중했다.

제22회를 맞은 전주국제영화제는 올해 처음 '골목 상영'을 선보였다.

색다른 공간에서 독립영화를 보다 편하고 쉽게 관람할 기회를 제공하려는 취지다.

남부시장 하늘정원, 영화의 거리, 동문예술거리 등 3곳에서 총 5편이 상영된다.

1일 영화의 거리에서는 임태규 감독의 '파도치는 땅'이 상영됐다.

평소처럼 골목길을 지나던 시민들은 영화관으로 변한 모습에 잠시 발걸음을 멈추기도 했다.

올해로 세 번째 전주국제영화제를 찾았다는 박찬호(35) 씨는 "극장이 아닌 곳에서 영화를 볼 수 있다는 건 영화제에서만 즐길 수 있는 재미라고 생각해 일부러 골목 영화관에 왔다"며 "골목 상영이 끝나고 영화제를 조금 즐긴 뒤 밤 버스를 타고 서울로 올라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주국제영화제 예매를 놓쳤다면…밤하늘 아래 '골목영화관'으로

올해 영화 예매는 온라인에서만 가능했지만, 골목 상영은 별도로 예매를 하지 않아도 된다.

영화 시작 30분 전부터 누구나 입장할 수 있다.

관람료도 없다.

네 벽으로 꽉 막힌 영화관이 아니라 바람을 맞으며 영화를 관람하는 매력에 관객들도 호응했다.

광주에서 친구들과 함께 전주를 찾은 안해원(21) 씨는 "예정에 없다가 갑자기 영화제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영화가 모두 매진이었다"며 "골목 상영은 예매 없이 영화를 볼 수 있다고 해서 친구들과 함께 차를 타고 왔다"며 행복한 목소리로 말했다.

전주국제영화제 예매를 놓쳤다면…밤하늘 아래 '골목영화관'으로

같은 시각 남부시장 하늘정원에서도 밀라노의 영화감독들이 연출한 '코로나의 밀라노'가 상영됐다.

전주영화의거리에서 도보로 15분 정도 걸어야 하지만, 그 점이 오히려 더 영화에 집중할 수 있게 했다.

하늘 아래 펼쳐진 스크린 앞에 앉은 시민들은 고요한 분위기 속에 영화를 즐겼다.

지인과 함께 온 고운주(17) 씨는 "영화를 예매하지 못해 아쉬웠는데 골목 상영 덕분에 영화제에서 영화를 볼 수 있었다"며 "날씨가 조금 쌀쌀해 친구와 꼭 붙어서 영화를 봐야 하긴 했지만, 그마저도 낭만적이었고 영화 역시 완벽했다"며 미소 지었다.

골목 상영은 4일까지 계속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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