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의 사목 표어로 정해…삼나무관에 문장 새겨져
내일 장례미사 때 프란치스코 교황 추모메시지 대독
故 정진석 추기경 묘비명 '모든 이에게 모든 것'(종합)
고(故) 정진석 추기경의 묘비명이 그의 사목 표어였던 '모든 이에게 모든 것(Omnibus Omnia)'으로 결정됐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대변인 허영엽 신부는 30일 줌(Zoom)으로 진행한 온라인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히고 "추기경님의 관은 삼나무관으로 일반 관보다 10㎝ 길며, 문장이 새겨지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문장은 사제가 주교품을 받기 전에 자신의 사목 목표에 맞게 만드는 것이다.

정 추기경의 문장은 진홍색 모자를 아래로 민족의 복음화와 일치를 이룩하고, 평화를 증진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문장 하단에는 사목 표어인 'Omnibus Omnia'가 적혀 있다.

5월 1일 오전 10시 명동성당에서는 고인의 장례미사가 거행된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과 한국 주교단이 공동 집전한다.

사제들은 80여명이 참석할 예정으로, '코로나19' 방역수칙에 따라 성당 안에는 230명만 참석하기로 결정했다고 허 신부는 전했다.

장례미사에는 주한 교황대사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가 참석해 프란치스코 교황과 교황청 인류복음화성 장관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의 조전을 대독한다.

이어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 사제단 대표로 백남용 신부가 추모사를 올린다.

백 신부는 고인이 소신학교 교사로 있을 때 사제 관계로 만났다.

서울대교구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손병선 회장도 추모사에 나서며 고별사는 정 추기경이 28년간 봉직한 청주교구의 현 교구장 장봉훈 주교가 할 예정이다.

장례미사가 끝난 뒤 정 추기경은 경기 용인공원묘원 내 성직자묘역에 안장된다.

허 신부는 "정 추기경님은 김수환 추기경, 김옥균 주교님 옆자리에 모시게 된다"고 밝혔다.

故 정진석 추기경 묘비명 '모든 이에게 모든 것'(종합)
정 추기경의 이름을 딴 가칭 '정진석추기경 선교장학회'가 조만간 발족하게 된다.

생전 고인은 통장 잔고를 정리하며 장학회 앞으로 5천만원을 기부한 바 있다.

2017년 세상을 떠난 원로배우 고(故) 김지영 씨도 정 추기경 앞으로 성금을 남긴 사실을 허 신부는 공개했다.

그는 "작년 여름에 정 추기경님께 (장학회 설립을) 정식으로 보고하고 만들기로 허락을 받았다"며 "당시 정 추기경님은 당신 사후에 시작할 것, 일정한 기간만 활동할 것, 교구에 조금도 피해를 주지 말 것 등 세 가지를 당부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허 신부는 염수정 추기경이 교황의 특사로 임명됐는지, 정 추기경 장례식이 교황장으로 격상되는지와 관련한 질의를 받고 "특사로 임명되면 김수환 추기경 장례 때처럼 교황장으로 격상된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도 "프란치스코 교황은 모든 예절 부분에 대해 생략하기를 원하고, 많은 나라, 로마에서도 그렇게 진행하고 있다"며 "보통의 신부님들이 장례를 지내는 것과 같은 형태로 현재(정 추기경 장례)도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허 신부는 김수환 추기경 때 훈장 서훈이 있었던 점을 거론하며 정부가 정 추기경에 대한 훈장 서훈을 준비하는지를 묻는 말에 "훈장 서훈에 대한 이야기는 아직 듣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날 오후 5시 명동성당에서 진행되는 입관예절은 모두 비공개로 진행된다.

조문은 오후 4시부터 입관예절이 끝날 때까지 일시 중단된다.

선종 다음 날인 28일부터 진행된 공식 조문은 이날 오후 10시 마무리된다.

28, 29일 양일간 명동성당을 찾은 조문객은 약 3만1천명으로 파악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