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례부터 장례까지'…정진석 추기경과 명동성당 90년 인연
천주교 서울대교구 주교좌성당인 명동대성당에 빈소가 마련된 고(故) 정진석 추기경은 유독 명동성당과 인연이 깊다.

30일 서울대교구 등에 따르면 고인은 1931년 12월 2일 서울 중구 수표동의 독실한 가톨릭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는 출생 나흘 만에 '니콜라오'라는 세례명으로 유아세례를 받는데, 그 장소가 바로 명동성당이었다.

정 추기경은 1939년 7월 23일 명동성당에서 첫영성체를 했다.

첫영성체는 세례를 받은 신자가 처음으로 영성체를 하는 것을 말한다.

이어 1941년 6월 1일에는 명동성당에서 신앙을 보다 성숙하게 하는 견진성사를 받았다.

정 추기경이 사제품을 받고서 신부가 된 곳도 명동성당이다.

그는 1961년 3월 18일 노기남 주교 주례로 봉헌된 사제 서품 미사에서 신학교 동료들과 사제품을 받았다.

사제 서품 후에는 그가 사제의 길을 걷는 데 큰 힘이 됐던 어머니 이복순 루치아에게 가장 먼저 축복을 했다.

2011년 3월 18일 그의 사제 수품 50주년을 축하하는 '금경축(金慶祝)' 행사가 열린 곳도 명동성당이다.

'세례부터 장례까지'…정진석 추기경과 명동성당 90년 인연
정 추기경은 사제와 신자들이 지켜본 가운데 올린 행사에서 "인생의 뜻을 찾아 헤매던 철부지를 주님께서 제자로 불러 존엄한 사제직에 올려주셨다"며 "지난 50년을 생각하면 보잘것없는 저에게 과분한 은총을 주셨음에 감격할 뿐"이라며 감사를 표했다.

그의 사제 수품 60주년인 '회경축(回慶祝)' 기념하는 자리도 지난 1일 명동성당에서 있었다.

5월 1일에는 그가 이 세상과 이별을 알리는 장례미사가 명동성당에서 거행된다.

90년 전 가톨릭교회와 처음 인연을 맺었던 자리에서 작별 인사를 하는 셈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