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여우조연상' 윤여정이 소탈한 매력으로 또 한번의 각광을 받고 있다.

배우 윤여정은 지난 25일(현지시간)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 수상과 수상소감으로 '오스카 위너'가 됐을 뿐만 아니라 레드카펫에서도 '패셔니스타'로 주목받았다.

이날 윤여정이 입은 남색 드레스는 두바이에 기반을 둔 브랜드 마마르 할림(Marmar Halim) 제품이다. 여기에 보네타 베네타(Bottega Veneta)의 구두와 로저 비비에(Roger Vivier)의 클러치를 매치에 우아함과 세련됨을 가미했다.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에 노미네이트 된 윤여정에게 패션계가 들썩이지 않을 수 없었다. 윤여정의 스타일링을 담당한 홍콩 출신의 유명 스타일리스트 앨빈 고는 미국 뉴욕포스트 '페이지 식스'와의 인터뷰에서 "(윤여정은)모든 사람들이 가지고 싶어 하는 할머니 같다. 그녀는 자신이 재미있는 사람이라는 조차 스스로 알지 못한다. 그것이 그녀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 중 하나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윤여정이 내게 '나는 (시상식에서) 눈에 띄지 않아도 된다. 큰 보석도 필요 없고 엄청난 옷(crazy clothes)도 필요 없다'고 말했다. 나는 이 말을 절대 잊을 수 없다"라며 "나는 지금까지 엠마 왓슨, 틸다 스윈튼, 우마 서먼, 다코타 존슨, 마고 로비 등 수많은 셀러브리티들과 일해 왔다. 유명한 셀러브리티들과 연예인들이 내게 이런 말을 하는 걸 들어본 적이 없다. 이 업계에서 50년간 일 해온 톱셀러브리티인 여배우가 이런 말을 하는 것 자체가 충격"이라고 전했다.

두 사람은 미국 배우조합상부터 호흡을 맞췄다. 여기에서 수상에 성공하자 각종 의상과 하이퀄리티 주얼리, 클러치백 등 250여 개의 명품 브랜드에서 윤여정에 의상을 제공해주겠다고 러브콜을 보내왔던 것.

엘빈 고는 "나는 끊임없이 브랜드들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브랜드 측 사람들은 윤여정에게 자신의 브랜드를 입히기 위해 돈까지 주고 싶어 했다. 하지만 윤여정은 그런 것들에 관심이 없었다"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윤여정의 선택은 마마르 할림의 네이비색 드레스였다. 가격은 100~300만 원 선으로 명품 브랜드의 드레스에 비하면 저렴하다.

이에 대해 앨빈 고는 "윤여정이 선택한 옷은 그녀가 평소에 자주 입던 실루엣이었다. 가벼운 천에 앉고 서는 것이 편안하며 쉽게 구겨지지도 않는 편안한 의상이었다. 그 옷을 입고 윤여정 역시 '좋다'고 만족해했다"며 "윤여정은 공주님 같은 겉모습으로 보이는 것에 관심이 없다. 자신의 나이에 걸맞게 보이길 원하는 배우다"고 존경의 의미를 담아 전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