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에 수준 높은 작품 감상 기회…전시·관리 힘써야"
이건희 컬렉션 품은 문화계 '환호'…"큰 선물 받았다"

간절히 바라던 '이건희 컬렉션' 기증이 현실이 되자 미술과 문화재 분야를 비롯한 문화예술계는 이를 크게 반기고 있다.

문화계는 국보급 문화재와 거장들의 작품을 국민이 향유할 수 있게 됐다며 삼성가의 결정을 반겼다.

또 뛰어난 문화재와 미술품의 해외유출을 막고 국공립 문화예술기관 소장품 수준도 높이게 됐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배기동 전 국립중앙박물관장은 28일 "좋은 작품이 외국으로 가거나 사장되지 않고 국가기관에 모이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국민이 감상할 기회가 넓어진다는 데 의미가 있다"라며 "이런 문화적인 공헌은 다른 기업들에도 장려해야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최응천 동국대 교수는 "이건희 컬렉션은 민간에서 소장한 최고의 수집품"이라며 "기증 유물은 우리나라 미술사에서 국립중앙박물관에 부족한 부분을 채워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문화계는 그동안 문화재나 미술품 상당수가 재산 상속 과정에서 제대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처분돼 뿔뿔이 흩어지는 사례가 있었다며 물납제 도입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물납제가 현실적으로 이건희 컬렉션에 적용되기 어려운 상황이었고 이번 기증 결정은 문화계의 우려를 지웠다.

서진수 강남대 교수는 "삼성가의 뛰어난 작품들이 고스란히 국내에 남게 됐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과"라며 "유족들이 지혜로운 결정을 내렸고, 기증품이 공공재로서 열악했던 박물관과 미술관 전시 수준을 높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기증 작품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연구해 국민 앞에 제대로 선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작품을 관리하고 연구할 인력, 보관할 수장고, 전시할 공간 마련 등 앞으로 할 일이 많다.

삼성의 기증은 충분히 반길만할 일이지만 문화계가 자체 역량을 키우지 못하고 재벌의 기증에만 기대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양정무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미술계로서는 상상할 수 없던 대단한 선물을 받게 됐다.

이번 기증으로 삼성가는 '한국의 메디치가'라는 영예로운 타이틀을 한동안 가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미술계는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전례 없는 규모의 기증을 어떻게 가꿔나갈지 숙제를 안게 됐다"라며 "한순간에 굴지의 미술관으로 도약하는 만화 같은 일이 벌어졌지만 이런 기적을 스스로 이끌어오지 못한 미술계의 허약한 체질을 생각할 때 아쉬움도 있다"고 덧붙였다.

동국대 박물관장도 겸하고 있는 최응천 교수는 "중앙박물관은 기증받은 유물을 수장고에 가둬 두지 말고 특별전을 마련해 국민에게 보고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기증 유물에 걸맞은 별도의 기증실을 마련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이건희 컬렉션 품은 문화계 '환호'…"큰 선물 받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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