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경매에 등장한 238년된 모차르트 자필 악보/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 홈페이지 캡처

독일 경매에 등장한 238년된 모차르트 자필 악보/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 홈페이지 캡처

밀로스 포먼 감독의 1985년작 영화 '아마데우스'에서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1756~1791)의 음악을 들은 황제가 한마디 합니다. "음표가 너무 많아"

깜짝 놀란 모차르트가 당돌하게 황제에게 묻습니다. "어디를 고치면 될까요". 그 광경을 지켜보던 '라이벌' 살리에리가 훗날 이 장면을 회상하며 고백합니다. "모차르트의 음악은 너무나 완벽해서 쉼표나 음표 하나라도 빼면 음악이 무너졌을 것"이라고.

실제 모차르트는 권력자가 자신의 음악에 관심을 가지는 것에 어떤 감정을 가졌을까요. 그 궁금증과 관련된 자료가 최근 나왔습니다.

모차르트의 두 장짜리 자필 악보가 최근 독일 베를린 경매시장에서 13만 유로(약 1억8000만 원)에 거래된 것입니다. 모차르트 인생의 황금기를 엿볼 수 있는 메모가 담긴 악보라고 합니다.

최근 독일 일간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에 따르면 독일의 경매 업체인 J.A.슈타르가르트의 연초 경매에서 모차르트의 자필 악보 초안 일부가 미국 개인 수집가에게 13만 유로에 낙찰됐습니다. 이 악보에는 두 곡(KV609 번과 KV463 번)의 오케스트라무곡(Orchestertänze)의 제1 바이올린 파트를 위한 초안이 담겨 있습니다. 경매 업체에 따르면 그간 모차르트 연구자들 사이에서 알려지지 않았던 원고라고 합니다.

이 자필 악보에는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und und und.)"라는 모차르트의 메모가 남겨져 있습니다. 이 메모는 1783년 8월 23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있었던 유명한 콘서트에 대한 모차르트의 감상과 관련이 있다고 하는데요.

그날 공연에선 모차르트의 하프너 교향곡(35번)과 C장조 피아노협주곡 13번(KV 415), D장조 론도 작품이 연주됐습니다. 공연 1주일가량 후인 3월 29일 모차르트는 아버지 레오폴드에게 "극장이 가득 찼다. 만석이었다. 가장 좋은 것은 황제께서도 그 자리에 계셨다는 것이다. 그가 얼마나 (나의 공연에)만족해했는지. 그가 얼마나 열정적으로 박수를 쳤는지…"
작곡가 모차르트/한경DB

작곡가 모차르트/한경DB

20대의 젊은 모차르트의 들뜬 모습이 생생하게 전해지는 것 같습니다. 천재 작곡가조차도 얼마나 성공에 배고파했는지, 얼마나 권력자의 관심에 촉각을 곤두세웠는지를 짐작하고도 남을 것 같습니다.

한편 이날 경매에선 또 다른 작곡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관현악곡 '메타모르포젠(변신)'의 초고 구상이 담긴 스케치북이 5만2000유로(약 7000만 원)에 낙찰됐습니다. 폴란드 작곡가 프레데리크 쇼팽이 조르주 상드의 딸인 가브리엘 뒤방에게 임신 중 안부를 물은 편지도 5만유로(약 6700만원)를 기록했습니다. 구스타프 말러의 두 종류의 편지는 각각 1만900유로와 2만2000유로에 새 주인을 찾았습니다.

해외 경매 시장에선 위대한 예술가들의 삶과 이면의 에피소드를 살펴볼 수 있는 자료들이 자주 나오곤 합니다. 아직 예술 작품과 문화 관련 축적이 상대적으로 빈약한 한국에선 부러운 점도 적지 않습니다. 조만간 한국의 경매 시장에서도 풍성한 문화 뒷얘기를 들려줄 자료들이 선보이고, 대중의 관심을 끌었으면 합니다.

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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