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윤여정이 미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또 한번 쿨한 입담을 발휘해 눈길을 끌고 있다.

27일 미국 NBC 방송 아시안 아메리카와 인터뷰에서 윤여정은 "미국서 어떤 프로젝트가 오면 한국 분들은 제가 할리우드를 동경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저는 할리우드를 동경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여정은 이어 "제가 계속 (미국에) 오는 이유는 여기서 일하게 되면 (미국에 있는) 아들을 한 번 더 볼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K-그랜드마'라는 수식어를 언급한 NBC 방송은 윤여정에 대해 작은 경고사항이 있다고 했다. "글렌 클로스와 브래드 피트를 존경한다고 했지만, 할리우드에 그렇게 관심이 없다"고 전했다.

지난 26일 한국 특파원과의 기자 간담회에서 윤여정은 "미국 사람들 말 잘 안 믿는다. 단어가 화려하지 않느냐"며 "퍼포먼스를 존경한다는데 제가 늙어서인지 남의 말에 잘 안 넘어간다"고 말하기도 했다.
윤여정 /사진=NBC
윤여정 /사진=NBC
수상 후 파티에 갔었냐는 질문에 "다리가 너무 아프고 지쳐서 파티에 안 갔다. 바로 집으로 와 계속 침대에 있었다"고 했다.

영화 '겟 아웃', '어스'를 연출한 조던 필 감독으로부터 돈 페리뇽 와인 선물을 받았다고도 했다. 윤여정은 "카드에 'I see you'라고 적혀 있었다. 내 아들이 팬이라 더 신났다"고 말했다.

여우조연상 후보로 경합을 벌인 동갑내기 배우 글렌 클로스에 대한 애정을 끊임 없이 드러냈다.

윤여정은 2000년대 초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에서 50대인 클로스가 20대 여주인공 블랑쉬를 연기하는 것을 보고 부러웠다고 고백했다.

윤여정은 "일이 없으면 따분해진다"며 "직업은 여러분의 일부분이고 당신의 이름과 자신을 대변한다"고 했다.

영화 '미나리'에서 이민간 딸 모니카(한예리)를 돕기 위해 한국에서 미국으로 건너간 할머니 순자 역을 연기한 것에 대해 "제가 잘 한 것은 없다"며 겸손히 답했다.

그는 "대본이 잘 쓰였다"며 "상을 받았을 때 행복했지만 제 인생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다. 저는 집으로 돌아가 다시 일을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