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출신 젊은 거장 자오 감독…각색·연출·편집 도맡아

이변은 없었다.

지난해 베네치아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 이후 압도적인 수상 기록을 써온 클로이 자오 감독의 '노매드랜드'가 아카데미에서도 작품상과 감독상, 여우주연상까지 3관왕을 차지했다.

이변은 없었다…작품상·감독상 휩쓴 '노매드랜드'

아시아 여성으로서 작품상과 감독상을 받은 건 클로이 자오 감독이 역대 최초다.

프랜시스 맥도먼드는 제작자이자 주연 배우로 두 번 무대에 올랐다.

'노매드랜드'는 살던 도시가 경제적으로 붕괴하면서 지역의 우편번호조차 사라지고, 남편도 떠나보낸 중년의 여성 펀(프랜시스 맥도먼드)이 홀로 밴을 타고 노매드(nomad·방랑자)의 삶을 시작하는 여정을 담은 영화다.

저널리스트인 제시카 브루더가 쓴 논픽션을 원작으로 한만큼 영화 역시 다큐멘터리에 가까워 보인다.

펀이 길에서 만나는 노매드들은 주로 2008년 미국에서 전 세계로 확산한 금융 위기 당시 생활이 무너진 노동자들이다.

전문 배우가 아닌 실제 노매드들이 자신을 이름으로 출연해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미국 서부의 황량하고도 압도적인 풍광이 영화에 서정성을 더한다.

중국 베이징 출신인 자오 감독은 장편 데뷔작 '내 형제가 가르쳐준 노래'(2015)로 칸국제영화제 황금카메라상 후보에 오르며 단번에 주목받았다.

세 번째 장편 영화인 '노매드랜드'로 지난해 베네치아국제영화제에서 여성 감독으로는 역대 두 번째로 황금사자상을 받은 이후, 전 세계에서 200여 개의 상을 휩쓸었다.

각색과 연출, 편집을 도맡은 자오 감독 개인이 받은 상도 80개가 넘는다.

골든글로브에서 아시아계 여성 감독 최초로 작품상과 감독상을 받았고, 크리틱스 초이스에서도 작품상과 감독상, 각색상을 휩쓸었다.

스피릿 어워즈 작품상과 감독상, 미국감독조합상도 자오 감독의 몫이었다.

감독조합상 수상 역시 유색 인종 여성으로서는 처음이었다.

이변은 없었다…작품상·감독상 휩쓴 '노매드랜드'

주인공 펀 역은 '파고'와 '쓰리 빌보드'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두 번이나 받은 프랜시스 맥도먼드가 맡아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맥도먼드는 자오 감독의 두 번째 연출작 '로데오 카우보이'를 보고 '노매드랜드'의 제작자로서 자오 감독을 연출자로 캐스팅했다가 자오 감독의 설득에 결국 주연을 맡았고, 여우주연상까지 차지했다.

그는 여우주연상을 받고 나서 "나는 일을 사랑한다.

그걸 알게 해줘서 감사하다"는 짤막한 소감을 남겼다.

다른 주요 부문 수상자도 예측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각본상을 받은 에머럴드 피넬은 앞서 영국아카데미, 크리틱스 초이스, 미국작가조합상을 모두 휩쓸었다.

'주노'(2007)의 디아블로 코디에 이어 두 번째 여성 단독 수상자다.

남우주연상은 영국아카데미에서 수상한 앤서니 홉킨스가 가져갔고, 남우조연상은 미국배우조합상, 영국아카데미, 골든글로브, 크리틱스 초이스 등을 모두 휩쓴 대니얼 컬루야가 차지했다.

끝까지 예측이 어려웠던 건 여우주연상이다.

아카데미는 프랜시스 맥도먼드에게 세 번째 오스카를 안겼지만, 앞서 미국배우조합상은 비올라 데이비스, 골든글로브는 안드라 데이, 영국아카데미는 프랜시스 맥도먼드, 베네치아국제영화제는 버네사 커비 등으로 나뉘었다.

여우조연상도 초반까지는 어맨다 사이프리드, 마리아 바칼로바, 올리비아 콜맨 등이 모두 유력한 것으로 거론됐으나 후반부에 윤여정이 확고한 승기를 선점했다.

연기상 4개 중 절반을 유색 인종 배우가 차지한 것도 백인 일색으로 비판받던 아카데미의 괄목할 만한 성과다.

지난해에는 연기상 네 개 모두 백인 배우가 받았다.

'맹크'가 10개 부문에 후보에 올라 최다 부문 후보작이었으나 미술상과 촬영상을 가져가는 데 그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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