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발한 꽃과 조화를 이룬 현대미술 거장 구사마 야요이의 호박 모양 신작 조형 예술작품이 눈길을 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큰 곤욕을 치렀던 미국 뉴욕의 보태니컬가든에도 어김없이 봄이 찾아왔다. 공원을 거닐던 이들의 발걸음이 절로 멈춰 선다.

구사마 야요이는 일본 동북부 마쓰모토의 농가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당시 느꼈던 안정감과 편안함, 관대함과 소박함 같은 긍정적인 감정을 거대한 호박에 투영했다. 씨앗 혹은 호박 표면에 맺힌 이슬을 형상하는 듯한 방울 무늬가 그려진 거대 호박은 전염병의 위협에서 벗어난 평화롭고 자유로운 일상을 상징하는 듯하다.

코로나 백신 접종에 총력을 기울여온 미국은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58일 만에 접종자 수가 1억 명을 넘어섰다. 5월 말까지 미국 내 모든 성인의 백신 접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백신 접종이 평온한 일상, 편안한 마음마저 되살린 모습이다. 과연 우리는 언제쯤, 답답한 마스크를 벗어던지고 향긋한 꽃내음을 만끽할 수 있을까.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