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구 방법·예산 확보 방안 결정되지 않아 늦어져

강원 속초시 바닷가 산책로인 바다향기로의 태풍피해 복구가 늦어지면서 반쪽 관광을 해야 하는 관광객들이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속초 바다향기로 태풍피해 복구 늦어져…8개월째 반쪽 개방
7일 속초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태풍 '하이선'에 바다향기로 상당 부분이 파손됐으나 복구 방법과 예산확보 방안 등이 결정되지 않아 복구가 늦어지고 있다.

이런 탓에 바다향기로는 외옹치 해수욕장∼투전바위 구간만 개방하고 피해가 발생한 투전바위∼외옹치항 구간은 8개월째 통제 중이어서 관광객들은 전체구간 중 절반 정도만 둘러보고 발걸음 돌려야 하는 실정이다.

피해 발생 구간에 대한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한 속초시는 더욱 완벽한 복구를 위한 실시설계 용역을 진행 중이며 용역이 마무리되는 대로 예산을 확보해 복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복구에 엄청난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돼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중앙재난피해조사단이 산정한 피해 금액은 피해 발생 이전 상태로의 원상복구만을 인정한 4천500만원에 불과하고 추가 확보한 예산도 1억6천900만원에 그쳐 나머지는 시가 부담해야 하는 실정이다.

속초시는 지난달 1회 추경을 통해 4억5천200만원을 확보하려 했으나 복구비가 이 금액을 상회할 것이라는 용역업체의 설명에 따라 용역이 마무리된 후 예산을 세우기로 하고 이를 보류했다.

아울러 피해 발생 구간을 공사한 롯데리조트 측에도 일정 부분 부담을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롯데리조트 측은 지난 2월 속초시와의 협의에서 복구비 부담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져 협의가 원만히 진행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속초시는 지난해 9월 "롯데에서 일부 구간 대강의 공사를 한 부분이 도출돼 시가 지난해 바다향기로 관리권을 인계받았지만 부실 공사로 인한 부분에 대해서는 책임소재를 밝히고 복구 부분에 대한 책임소재도 가려보려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속초 바다향기로 태풍피해 복구 늦어져…8개월째 반쪽 개방
이에 대해 롯데리조트는 피해 발생은 태풍에 의한 천재지변에 따른 것으로 부실시공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었다.

롯데리조트 측은 "해당 시설은 속초시의 안전점검을 거쳐 속초시에 기부채납됐다"며 "그동안 아무런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던 곳에서 발생한 이번 피해는 동해안에 엄청난 피해를 발생시킨 태풍 때문"이라고 설명했었다.

바다향기로는 2018년 4월 준공된 속초해수욕장∼외옹치 해안∼외옹치항 구간 1.74㎞를 연결하는 산책로다.

1970년 무장공비 침투사건 이후 차단됐던 외옹치 해안을 개방하는 것으로 관심을 받았다.

속초해수욕장 구간(850m)은 속초시가, 나머지 외옹치 해안(890m) 구간은 현지에 리조트를 건립한 롯데자산개발이 시설물을 설치해 속초시에 기부채납하는 조건으로 건설해 지난해 초 속초시에 기부채납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