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남성적 천성은 없다"…신경과학자들이 쓴 '젠더 모자이크'

"여자 뇌와 남자 뇌라는 개념은 여성과 남성이 다른 행성에서 왔다는 대중적 시각에는 잘 들어맞지만, 과연 과학적 증거에도 부합할까?"
이스라엘 신경과학자 다프나 조엘과 러시아 출신 과학저술가 루바 비칸스키는 함께 펴낸 '젠더 모자이크'(한빛비즈)에서 이른바 '화성 남자, 금성 여자'의 시각에 의문을 제기하며 '모자이크 이론'을 주장한다.

이스라엘 텔아비브대 심리학과 및 신경과학과 교수인 조엘은 자기공명영상(MRI) 스캔 방식으로 이스라엘 남녀 281명의 뇌 회백질 영역 116곳의 부피를 측정하고, 1천400개 이상의 인간 두뇌를 분석한 뒤 이 이론을 내놨다.

남녀 차이가 정말 뇌 구조에서?…"젠더는 우리가 사는 감옥"

저자는 "뇌 촬영 영상을 분석한 후에 깨달은 것은 한 개인의 뇌가 일관되게 남자 뇌 또는 여자 뇌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개개인의 뇌 안에서 다른 점들이 한데 섞여 독특한 모자이크를 만들어내고, 어떤 모자이크는 여성에게서 또 다른 모자이크는 남성에게서 더 흔하다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이는 우리는 모두 여성적 그리고 남성적 특징이 혼합된 조각보와 같다는 것"이라며 "여자 뇌와 남자 뇌, 여성적이거나 남성적인 천성 같은 것은 없다고 제안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약 10년 전 젠더 심리학을 가르칠 준비를 하며 한 연구 결과를 발견해 성별과 뇌의 관계에 큰 흥미를 느꼈다고 말한다.

뇌의 한 영역을 남자에서 여자로, 여자에서 남자로 성별을 바꾸는 데 30분의 스트레스면 충분하다는 걸 접하고 몇 년간 관련 연구와 조사를 했다고 한다.

남녀 차이가 정말 뇌 구조에서?…"젠더는 우리가 사는 감옥"

그는 남녀의 뇌를 분석한 결과에서 볼 수 있듯 뇌는 고정된 기계가 아니며 매우 유연하며 평생을 거쳐 변한다는 주장도 내놓는다.

이런 성질을 '가소성'이라고 부르면서 뇌가 우리의 행동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반대로 우리의 행동이 뇌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고 말한다.

이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런던 택시 기사에 대한 뇌 실험 사례를 든다.

기사들은 공간 기억을 관장하는 뇌 구역인 해마가 일반인들보다 훨씬 크다는 것인데, 오랜 시간 런던의 복잡한 거리를 운행하다 보니 뇌가 어려운 공간 경험에 대응하도록 만들어졌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저자는 이런 연구 내용을 토대로 젠더 구분 자체를 하지 않는 '젠더프리 사회'로 나아가자는 주장도 펼친다.

그는 미래에 성별이란 신장, 체중, 나이, 눈동자 색깔처럼 사람의 신체적 특징 중 하나를 묘사하는 용어일 뿐이며, 인간을 구분하거나 다르게 대우하는 데 쓰이지 않을 거라고 예상한다.

그는 "젠더는 우리가 그 안에서 사는 감옥 중 하나다.

젠더는 세상을 남성을 위한 것들과 여성을 위한 것들로 나눈다"며 "내가 꿈꾸는 세상에서는 젠더가 없다, 성별만 있을 뿐"이라고 말한다.

김혜림 옮김. 264쪽. 1만6천500원.
남녀 차이가 정말 뇌 구조에서?…"젠더는 우리가 사는 감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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