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한 유흥업소 간판 [사진=연합뉴스]
서울시내 한 유흥업소 간판 [사진=연합뉴스]
서울시와 부산시가 유흥업소에서 시작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집단감염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음성적으로 운영된 탓에 출입자 동선 파악이 쉽지 않아 추적이 쉽지 않은 것이란 분석이다.

2일 서울시에 따르면 강남구 논현동 퓨처스, 퓨처스2, 삼성동 소재 장난감 등 유흥업소 3곳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앞서 강남구 소재 주점 관계자 1명이 3월30일 최초 확진된 후 31일 12명, 4월1일 1명이 추가돼 관련 확진자는 총 14명(서울 13명)으로 늘어났다.

이 가운데 이들 업소 3곳에서는 전자출입명부 작성이 미흡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방역당국은 방문자를 찾는 과정에 난항을 겪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해당 유흥업소에서 작성한 출입명부가 부실해 방문인원이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고 있다"며 "이에 재난문자를 통해 시설명을 밝히고 검사를 안내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해당 업소는 오후 10시 이후에도 영업하는 등 방역수칙을 위반해 과태료를 물게 된 상황으로, 방문자들 역시 위반 사항이 적발될 것을 우려해 잠적할 가능성도 나온다. 이들이 카드 대신 현금을 사용했을 수 있어 추적도 녹록지 않다. '제2의 이태원클럽' 집단감염 사태가 우려까지 나온다.

서울시는 서울경찰청과 합동으로 유흥시설을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위반 업소에 대해서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적용하고 집합금지, 과태료, 경고 처분 등을 내리기로 했다.
서울 강남구 한 유흥주점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한 유흥주점 모습 [사진=연합뉴스]
부산 상황도 비슷하다. 부산 노래주점 관련 확진자는 업소 종사자와 이용자 일제검사로 20명이 추가 확진되면서 누적 확진자가 156명이 됐다.

방역 당국은 현재까지 부산 서구, 사하구, 영도구, 중구 노래주점 35곳과 직업소개소 6곳에서 감염 노출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종사자 관련 확진자가 종사자 51명, 가족 9명, 기타 2명 등 62명이며 이용자 관련으로는 이용자 51명, 가족 12명, 기타 31명 등 94명이다.

문제는 부산 유흥주점발 연쇄 감염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현재 확진자가 나온 유흥주점은 서구 충무동 J노래방·중구 광복동 H노래방주점 등 모두 16곳에 달한다. 확진된 도우미와 이용자들의 동선이 100여곳 이상이지만 이 업소들의 도우미나 이용자, 접촉자 등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어 유흥주점발 확진자들이 계속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부산시가 전날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 격상'이란 초강수를 둔 것도 유흥주점발 코로나 확산 사태를 심각하게 보기 때문이다.

이병진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영업제한 장기화로 인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분들이 겪는 생계의 어려움을 고려해 사회적 거리 두기 1.5단계를 유지해왔으나 현재 전방위적으로 확산하는 코로나를 막지 못하면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올 것이기에 부득이 거리 두기 단계를 상향했다"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복귀는 지난 2월15일 1.5단계로 완화한 이후 46일 만이다.
서울 강남구 한 상업지역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한 상업지역 모습 [사진=연합뉴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