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주의 일본 나카노 학교의 그림자 전사들' 번역 출간

"한국전쟁에서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의 인천상륙작전 대성공은 일본의 비밀 지원이 상당히 중요했음을 보여준다.

일본은 수로 정보뿐만 아니라 지형 정보도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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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정보국(CIA) 분석가를 지낸 스티븐 메르카도는 '제국주의 일본 나카노 학교의 그림자 전사들'(섬앤섬)에서 "일제 정보요원 양성 육군학교 출신들이 한국전쟁에서도 첩보활동을 했다"며 이렇게 주장한다.

일본의 육군 나카노 학교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비밀리에 정보요원과 특공대를 훈련해 배출한 곳이다.

이 학교 졸업생들은 '그림자 전사'로 불리며 각지의 연합군을 공격했고, 패전이 임박해서는 특수전과 게릴라를 조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저자는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발발한 한국전쟁을 거론하며 맥아더의 정보참모였던 찰스 윌로비의 정보 분야 일본인 고문들이 미국 파트너들에게 인천을 최적의 상륙 장소로 안내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한다.

한국전쟁 발발 후 맥아더의 정보참모부(G-2)가 옛 일본군 정보 베테랑들에게 자문했는데, 인천을 추천받았다는 의견도 제시한다.

일본군이 청일전쟁(1894~1895)과 러일전쟁(1904~1905) 당시 모두 인천에서 상륙작전을 했고, 40여 년간 한국을 식민지배하며 확보한 인천의 위험한 조류에 대한 자료를 일본인들에게 남겼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저자는 나카노 학교와 관련된 이들이 대공산유격대 작전들에서 자신들의 가치를 증명했다는 주장도 한다.

만주국 일본인 장교 밑에서 일한 이들이 한국 육군 장교단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고, 일부 장교들은 2차 세계대전 이전에 간도 특무기관에 근무하면서 조선인과 중국인 게릴라 토벌 작전을 수행했다고 언급한다.

책은 2차 세계대전이 일본의 패전으로 끝난 뒤에도 이 학교에서 훈련을 받았던 많은 정보요원이 당시 적국인 미국에 협력하면서 냉전에 투입됐고, 일본 재계와 정부의 주요 인사들을 도왔다는 주장도 펼친다.

저자는 "패전 후 숨을 수밖에 없었던 일부 나카노 학교 관련자들이나 전역 군인들이 냉전으로 인해 다시 징집됐다"며 "중국의 전장에서부터 요코하마의 작전 지원 시설에 이르기까지 이들은 소련과 그 동맹국들을 상대로 역량을 발휘했다.

그들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미군은 훨씬 더 적은 자원으로 싸워야만 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박성진·이상호 옮김. 460쪽. 2만5천원.
일제 정보요원 양성 육군학교 출신들은 한국전쟁서 무엇을 했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