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내놓은 첫 소설인데도 대중과 평단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던 추리 스릴러 세 편이 한꺼번에 국내에 소개된다.

미국, 호주, 일본에서 각각 건너온 작품들로 신인의 데뷔작이었다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탄탄한 구성과 작품성, 대중성을 동시에 지녔다.

먼저 일본계 미국인 조 이데가 50대 후반에 쓴 첫 소설 'IQ'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부제는 '탐정 아이제아 퀸타베의 사건노트'.
늦깎이 소설가의 데뷔 작품인데도 권위 있는 미스터리 문학상인 셰이머스상, 매커비티상, 앤서니 신인상을 이례적으로 휩쓸었다.

사촌인 정치학자 프랜시스 후쿠야마의 소개로 출판됐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래퍼 스눕독이 제작자로 참여한 가운데 TV 드라마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셜록 홈스의 현대판 캐릭터처럼 보이는 무면허 해결사 퀸타베가 유명 래퍼를 상대로 한 협박 사건을 맡는다.

맹견 핏불을 활용해 암살을 시도한 기묘한 사건이다.

황금가지 펴냄. 박미영 옮김.
1892년 미국 매사추세츠주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보든 부부 살해 사건을 문학적으로 재해석한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 봐'도 눈길을 끈다.

청교도 부부가 손도끼로 잔인하게 살해된 엽기적 사건. 당시 정황 증거에 따라 막내딸 리지가 유력 용의자로 지목됐지만, 당시 힘을 키우기 시작한 여권 운동가들과 종교계의 석방 운동에 힘입어 무죄로 석방됐고 사건은 미제로 남았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신예 작가 세라 슈밋은 이 데뷔 소설에서 보든 가문을 억압의 공간으로 규정하고 리지 자매와 가정부 등의 시각에서 그날의 끔찍했던 사건을 재해석한다.

문학동네 펴냄. 이경아 옮김.
"신인 맞아?"…주목받는 추리 스릴러 데뷔작
제목부터 스릴러의 향기를 물씬 풍기는 일본 소설 '인간의 얼굴은 먹기 힘들다'도 있다.

시라이 도모유키가 신인이던 2014년 출간했던 장편으로 일본 추리 소설 거장들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으로 인간을 제외한 포유류와 조류, 어류가 대부분 멸종하자 인류는 고기를 얻기 위해 '클론 인간'을 사육한다.

업체에서는 고객에게 클론 인간 고기를 배달하기 전에 머리를 제거함으로써 윤리적 거부감을 없애려 했다.

하지만 어느 날 클론 인간 사육법을 발의한 의원 집에 머리가 제거되지 않은 클론이 배달되면서 문제가 커진다.

'내 친구의 서재' 펴냄. 구수영 옮김.
신인의 데뷔작은 아니지만 이스라엘에서 첫 손에 꼽히는 범죄 소설가 드로 미샤니의 장편소설 '세 여자'도 주목된다.

이혼 후 홀로 아들을 돌보는 여자, 요양원에서 일하는 라트비아 출신 이주 노동자 여성, 가부장적 남편과 사이에서 세 자녀를 둔 대학원생 여성은 하나의 공통점으로 연결됐다.

비밀로 가득한 남자와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천천히 진행되는 사건 전개는 추리 소설의 전통 문법을 깨지만, 엄청난 반전이 독자들을 기다린다.

북레시피 출판사에서 이미선의 번역으로 출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