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여행관광협회 '연례 경제영향 보고서'
여행·관광산업 GDP 기여도 절반으로 줄어
여행제한 등 조치로 일자리 6200만개 증발
"경제회복 해법 여행·관광 재개에서 찾아야"
사진=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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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지난해 전 세계 여행·관광산업이 5000조원이 넘는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여행관광협회(WTTC)는 2020년 경제영향 보고서에서 "지난해 여행·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인한 각국의 여행제한과 국경폐쇄 조치 그리고 소비수요 감소로 인해 여행·관광산업이 4조5000억 달러(약 5100조원)의 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여행·관광산업의 세계 국내총생산(GDP) 비중은 2019년 9조2000억 달러에서 지난해 4조7000억 달러로 절반에 육박하는 49.1% 급감했다. 코로나 사태가 터지기 전인 2019년 10.4%에서 5.5%로 4.9%p나 감소한 수치다. 전 세계 인구의 국제여행 소비는 1년 전에 비해 69.4% 줄고, 국내여행 소비는 4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글로리아 구에바라 WTTC 회장은 "지난해 여행·관광 부문의 GDP 기여도가 절반으로 줄었다는 것은 코로나19 사태로 침체된 경제를 되살리는 데 있어 여행·관광산업에 대한 지원이 왜 필요한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발(發) 경기침체의 원인 중 하나가 여행·관광시장 위축에 있는 만큼 경제회복을 위한 해법도 여행·관광산업 회생에 있다는 얘기다.

보고서는 지난해 여행·관광시장이 극도로 위축되면서 총 6200만개에 달하는 일자리가 사라진 것으로 분석했다. 단축근무, 유급휴직 등 각국 정부의 여행·관광산업에 대한 고용유지 지원정책으로 2억7200만개 일자리가 유지됐지만 위협은 계속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트래블버블, 백신여권 등 여행재개 움직임이 늘고 있지만 "시장이 완전히 회복되기 전까지는 언제든 지금보다 더 큰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고 봤다.

WTTC는 세계 각국의 여행·관광산업에 대한 지원조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여행을 제한하는 조치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구에바라 회장은 "여행·관광시장의 상황이 더 나빠지지 않도록 각국 정부가 취한 즉각적인 조치에 박수를 보낸다"면서 "이번에 발표한 보고서는 지난해 불필요하게 내려진 조치가 여행·관광산업을 황폐화시켰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WTTC는 그동안 극단적인 국경봉쇄와 여행제한 조치에 대해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여행·관광시장이 올해 서서히 회복되기 시작해 2022년 코로나 이전 수준을 넘어설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내놨다. 올해 여행·관광산업의 세계 GDP 기여도가 지난해보다 48.5% 올라가고, 2022년에는 25.3%가 증가할 것이란 예상이다. 보고서는 "백신 생산과 접종이 늘고 여름철을 앞두고 여행제한 조치가 완화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지난해 사라진 6200만개 일자리가 2022년까지 다시 돌아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를 위해 WTTC는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여행객에 대한 검역 철폐, 포괄적인 코로나19 진단 시스템 구축,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 강화된 보건위생 프로토콜, 국가 단위에서 개별 여행객 단위로 입국 및 여행제한 대상 전환 등 여행·관광산업 복구를 위한 4가지 원칙을 각국 정부가 따라줄 것을 촉구했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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