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섭취' 준비할 정도로 많이 회복…4월 1일 성유 축성미사 때 '회경축' 축하
'사제수품 60주년' 정진석…병석에서 깨며 "평화를 빕니다"
한 달 넘게 병원 입원 치료를 받아온 정진석 추기경의 건강 상태가 크게 호전한 것으로 26일 전해졌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에 따르면 정 추기경은 지난달 21일 몸에 극심한 통증이 찾아오면서 주변 권고로 서울 한 종합병원에 입원했다.

병석에 있은 뒤로 세 번의 큰 고비가 찾아오며 한동안 의식을 찾지 못했으나 이달 초부터 점차 건강을 회복하더니, 최근에는 음식 섭취를 준비할 정도로 몸 상태가 많이 올라온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대교구 관계자는 이날 전화 통화에서 "지난 월요일 추기경님을 찾아뵈었는데 말씀을 다 알아들으시더라"며 "잠에 들었던 추기경께서 깨어나시면서 '평화를 빕니다'라는 말을 해 주변 간호사들을 깜짝 놀래켰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서울대교구는 지난달 정 추기경이 입원하며 건강이 악화하자 선종에 대비한 준비에 들어간 바 있다.

정 추기경이 연명의료를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혀온 터라 의료진도 그의 마지막이 멀지 않은 것으로 봤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정 추기경에게 병자성사(病者聖事)를 드리기도 했다.

병자성사는 가톨릭 일곱 성사 중 하나로, 병이 들거나 늙어서 죽을 위험에 놓인 신자의 구원을 비는 의식이다.

'사제수품 60주년' 정진석…병석에서 깨며 "평화를 빕니다"
하지만 그는 여러 번의 고비를 넘어섰고, 한 달 사이 호흡이나 혈압 등의 수치가 좋아진 것은 물론 장기 활동도 이전보다 나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건강이 극도로 악화했던 정 추기경이 회복하면서 의료진 사이에서는 "처음 겪는 일"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지난 18일은 정 추기경에게 의미가 깊은 날이었다.

그는 1961년 3월 18일 명동대성당에서 사제 서품을 받았는데, 이날이 사제로 서품된 지 60주년, 회경축(回慶祝)을 맞는 날이었다.

가톨릭교회에서는 사제 수품 25주년을 은경축(銀慶祝), 50주년을 금경축(金慶祝)이라고 부르며 축하를 하는데, 60주년인 회경축을 맞는 사제는 많지 않다.

서울대교구는 4월 1일 명동대성당에서 올리는 성유 축성미사 때 정 추기경과 그의 사제 서품 동기인 유봉준, 김득권 신부의 회경축 축하 행사를 할 예정이다.

지난 24일 선종한 김병도 몬시뇰도 사제 서품 동기지만, 먼저 세상을 떠나면서 안타깝게도 동기들과 시간을 함께하지 못하게 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