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1 동일본대지진을 새로이 검증하다' 번역 출간

오는 11일은 일본 관측 사상 최대인 리히터 9.0 규모 강진 및 쓰나미로 약 2만 명의 사상자를 낸 동일본대지진 10주기다.

당시 쓰나미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는 방사능이 누출됐다.

최근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부지 내 탱크에 저장 중인 오염수(처리수) 방출을 미룰 수 없다고 주장했다.

현재 한국을 포함한 주변국과 국제사회는 안전과 환경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영근 고려대 글로벌일본연구원 사회재난안전연구센터 소장이 2016년 일본에서 나온 책을 동일본대지진 10주기에 맞춰 번역했다.

2012년 번역한 '검증 3.11 동일본대지진'의 속편이다.

가와타 요시아키 등 일본 간사이대 사회안전학부 교수 18명은 '3·11 동일본대지진을 새로이 검증하다'(한울엠플러스)에서 5년간 피해 복구와 재건, 부흥 현황을 파악하고 향후 발생 가능한 재해에 대처할 방법을 논의한다.

책은 우선 일본 정부가 5년간 '집중부흥기간'으로 규정해 26.3조 엔의 부흥·복구 예산을 투자했다고 밝힌다.

재원 확보를 위해 부흥특별세를 만들었는데, 일본 국민도 재해지역 지원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이해했다고 말한다.

저자들은 "재해 발생 5년이 지나며 라이프라인(전기, 가스, 상하수도, 교통, 통신 등 도시 생활을 지탱하는 기반 시설)과 사회 기반 인프라 복구는 끝났다"며 "주민 생활 재건이나 마을 건설은 진행 중"이라고 분석한다.

그러면서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발생한 12만 명에 가까운 후쿠시마현 안팎 피난민의 문제, 끝이 보이지 않는 오염수 처리 문제, 폐로 문제 등 미해결 과제가 산적해 있다"고 덧붙인다.

동일본대지진 10주기…향후 발생할 재해에 대처할 방법
책은 앞으로 난카이(南海) 트로프(해저협곡) 거대 지진, 일본 수도 도쿄를 중심으로 한 수도직하지진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난카이 트로프 거대 지진 발생 시 사망자 수가 32만 명을 넘을 수 있다고 예측한다.

저자들은 동일본대지진 때 도쿄나 나고야, 오사카 등 중심 도시의 피해는 상대적으로 작았다고 분석한다.

물리적인 피해는 이와테현, 미야기현, 후쿠시마현에 집중됐다는 게 이들의 분석 결과다.

책은 난카이 트로프 거대 지진이 발생하면 대도시들의 피해가 예상된다며, 재난 직후 구조와 구호 활동, 복구 등에 지장이 있을 거라는 우려도 전한다.

또 일본 해안에는 원전 이외에 석유화학단지 등도 다수 있기 때문에 복합적인 재해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저자들은 "적절한 방재 대책을 실시하면 사망자 수가 5분의 1 수준인 4만6천 명으로, 피해액은 절반 수준의 11조 엔으로 줄일 수 있다"며 "동일본대지진이 보여준 기존의 방재 문제를 향후 대책에 반영해야 한다"고 말한다.

구체적인 대책으로는 ▲ 다수 시나리오를 통한 지진·해일 사전 가정 ▲ 24시간 이내 극심 피해지 탐색 ▲ 48시간 이내 재해 폐기물 유출 상황 파악 ▲ 주요 시설을 대상으로 한 고해상 쓰나미 예보 등을 들었다.

책은 "앞으로 어떤 거대 재해가 발생할지 알 수 없지만, 재난 상황에서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무엇을 기준으로 삼아 위기를 헤쳐나갈지 지침을 정해둬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영근 옮김. 472쪽. 4만7천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