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백산 자락에서 나는 부석태로 만든 '별미'

소백산 청정지역에서 나는 부석태는 명품 콩으로 손꼽힌다.

알 굵기가 일반 콩의 두 배쯤 되는 데다 고소한 맛 또한 일품이다.

이 부석태로 만든 청국장은 냄새가 나지 않는다.

한 고장의 제대로 된 맛집을 찾는 일은 얼핏 쉬워 보이지만 절대 만만치 않다.

돈을 주고 후기를 쓰는 블로거 등을 고용하는 식당도 많기 때문이다.

경북 영주지역 맛집을 소개하는 블로그와 카페 등을 검색하다 결국 지역 맘카페까지 가입했다.

부지런히 웹서핑한 끝에 카페 회원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식당을 한 군데 발견할 수 있었다.

영주에서만 나는 부석태 청국장 전문점 '너른마당'이었다.

[酒먹방] 냄새 없이 고소한 영주 부석태 청국장

◇ 영주 특산품으로 만든 부석태 청국장
전화했더니 늦은 오후여서 식사할 수 없다고 한다.

오후 2시부터 5시까지는 영업을 하지 않는다.

한 시간 넘게 기다린 끝에 식당에 들어갔다.

부석태 청국장 정식은 1인분에 7천원인데, 2인부터 주문을 받는다.

쌀이 주식인 우리나라에서 콩은 쌀과 가장 잘 어울리는 먹거리를 만들 수 있는 작물 가운데 하나다.

부석태는 영주시와 국립식량과학원이 함께 개발해 2015년 품종을 등록한 콩이다.

영주 부석면에서 주로 생산되고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콩 품종 중 가장 굵다.

[酒먹방] 냄새 없이 고소한 영주 부석태 청국장

특히 아미노산이 풍부하고 항산화물질인 아이소플라본 함량이 높아 몸에도 좋다.

상을 받고 보니 2인분씩 주문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될 만큼 음식이 다양하고 깔끔했다.

우선 청국장이다.

청국장 밑에 깔린 부석태는 굵고 부드러워 혀를 몇 번 굴렸더니 부서지며 구수함이 입안 가득 퍼진다.

[酒먹방] 냄새 없이 고소한 영주 부석태 청국장

송송 썰어 넣은 파와 여러 가지 음식 재료들과도 잘 어울린다.

멸치로 맛을 낸 국물에 파 뿌리와 청양고추, 양파, 무, 고춧가루, 호박, 두부 등 갖가지 재료가 조화를 이룬다.

청국장 정식에는 주연만큼 빛나는 조연이 있다.

바로 부석태 청국장 샐러드다.

주인 김정희 씨는 양배추와 당근, 파프리카, 오이, 블루베리 등을 놓고 마치 일본의 낫또를 연상시키듯 끈적이는 청국장을 한 숟가락 떠서 올렸다.

그다음 플레인 요구르트를 얹어 식탁으로 내왔다.

구수한 청국장의 맛과 신선한 야채, 요구르트가 어울려 독특한 식감을 준다.

[酒먹방] 냄새 없이 고소한 영주 부석태 청국장

부드러우면서도 고소하다.

신선한 채소의 청량감도 잘 어울렸다.

낫또처럼 끈적한 청국장은 바실러스균이 만든다.

장내 부패균의 활동을 억제해 부패균이 만드는 발암물질을 감소시킨다.

병원균에 대한 항균 작용도 있다.

일본의 낫또와 다른 점은, 낫또가 다른 균을 차단해 균일한 맛을 내는 데 비해 청국장은 지역과 기후, 사용하는 콩의 재료 등에 따라 제각기 독특한 맛을 낸다.

두부도 식당에서 직접 부석태로 만들었다.

잘 익은 김치를 두부에 얹어 먹었더니 고소함과 신 김치맛의 어울림이 예사롭지 않았다.

함께 나온 다른 밑반찬들도 맛깔스럽다.

삶은 배추, 고사리, 익힌 무 등으로 구성된 삼색나물과 부추 콩가루무침, 궁채 장아찌, 구운 꽁치 등 어느 하나 뒤처지는 맛이 없다.

이 집은 조미료를 쓰지 않는다고 한다.

[酒먹방] 냄새 없이 고소한 영주 부석태 청국장

◇ 시민평가단 추천 맛집으로 선정
대구 수성구에서 오랫동안 음식점을 하던 주인 김씨는 10여 년 전 고향인 영주로 귀향해 개업했다.

그는 2019년 한국문화예술 명인회로부터 부석태와 청국장 조리 명인 자격을 얻었다.

이 식당은 지난해 영주시 시정모니터단, 관광해설사, SNS 홍보단 등으로 구성된 191명의 시민평가단이 추천한 영주 맛집 21개소에 선정됐다.

기분 좋게 식사한 뒤 나오는데 문 앞에 영주시에서 선정한 모범음식점과 향토음식점 안내판이 부착돼 있었다.

카톡에 청국장 사진 한 장을 올렸더니 지인들이 청국장을 사 보내라고 야단이다.

결국 이 집에는 두 번 가서 똑같은 메뉴로 식사를 했다.

두 번째도 실망하지 않았다.

청국장 정식을 제외한 궁중약백숙, 능이약백숙, 닭도리탕, 닭불고기 등의 메뉴는 미리 전화로 예약을 해야 한다.

※ 이 기사는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21년 3월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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