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지 않으면 아프다 (Lieblosigkeit macht krank)

獨뇌과학자, 다양한 질병의 원인 분석
"스트레스 유발하는 경쟁사회가 문제"

면역력 높이려면 '사랑의 감정' 키워야
관심·배려·격려…예방·치료효과 커
[홍순철의 글로벌 북 트렌드] 무관심에 병든 현대인의 '슬픈 초상'

현대 의학의 발전이 눈부시다. 최첨단 바이오산업과 정보통신기술의 결합으로 머지않은 미래에 질병과 노화가 극복될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오히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몸과 마음에 고통을 받고 있다. 의학은 계속 발전하는데 질병과 환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 이 모순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독일에서는 최근 다양한 관점에서 현대 의학에 질문을 던지는 책들이 연이어 출간되고 있다. ‘심신 의학(Psychosomatic Medicine)’이 대표적이다. 환자의 특정한 신체적 증상이 사회심리적인 면과 연결돼 있다고 보고, 인간을 통합적으로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다.
[홍순철의 글로벌 북 트렌드] 무관심에 병든 현대인의 '슬픈 초상'

독일 뇌과학자이자 신경생물학자인 게랄트 휘터(Gerald Hther) 교수는 최근 출간한 책 《사랑하지 않으면 아프다(Lieblosigkeit macht krank)》를 통해 현대인을 괴롭히는 다양한 질병의 원인을 찾아보고 있다. 겉으로 나타난 증상 치료에만 집중하지 않고, 질환의 근본적 원인에 접근해 보려는 노력이다. 휘터 교수는 전작 《존엄하게 산다는 것》을 통해 모멸의 시대에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회복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 과학적으로 입증해 냈다. 《사랑하지 않으면 아프다》에선 뇌과학으로 사랑의 가치를 풀어낸다. 이해하기 쉬운 언어와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문장으로 여러 가지 이유로 아플 수밖에 없는 현대인들의 슬픈 초상화를 그려낸다.

이 책은 분노와 혐오, 무관심으로 가득 찬 세상, 비관적인 시대 분위기, 각종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경쟁 사회가 사람들을 병들게 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우울증, 불안증세, 공황장애, 번아웃 증후군, 분노조절 장애, 식이 장애 등 이른바 ‘문명의 질병’이라고 불리는 각종 정신 질환의 원인이 ‘사랑 없음’에 기인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쾌하게 증명한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물론 우리를 공격할 수 있는 박테리아나 바이러스 등 병균이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몸은 또한 매우 효과적인 방어 메커니즘을 갖고 있습니다. 이 방어 메커니즘은 면역체계가 약화하지 않는 한, 병균이 우리 몸에 침투해 증식하는 것을 효과적으로 잘 방어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몸의 면역체계를 약화시키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내야만 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사랑 없음’과 ‘무관심’입니다.”

휘터 교수는 “면역력과 자가치유 능력 강화를 위해 사랑의 감정을 키워야 한다”고 권한다. 서로를 향한 관심과 배려, 친근한 눈짓과 표정, 위로하고 격려하는 따뜻한 몸짓,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안도감, 이런 것들이 바로 사랑이다. 사랑은 놀라운 질병 예방과 치료 효과가 있다.

[홍순철의 글로벌 북 트렌드] 무관심에 병든 현대인의 '슬픈 초상'

치열한 경쟁 사회를 살아가면서 사람들은 사랑하는 법을 잊어버렸거나 애써 외면하고 있다. 자기 자신뿐 아니라 타인, 지구상의 다른 생명체를 사랑하지 않는다. 서로를 향한 연민이나 사랑이 사라진 세계가 사람들을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병들게 하고 있다. 이 책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 욕구인 사랑의 감정이 채워지지 않는 한 우리는 결코 다시 건강해질 수 없다”고 강조한다. 몸과 마음을 병들게 하는 무자비한 세계에서 한 발짝 물러나 우리 자신의 건강을 지키고 더불어 병든 세계를 고치기 위해서도 사랑이 필요하다.

홍순철 < BC에이전시 대표, 북칼럼니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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