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음악회에서 연주하는 서울시립교향악단.  서울시향 제공
지난해 2월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음악회에서 연주하는 서울시립교향악단. 서울시향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움츠렸던 공연계에 봄바람이 불고 있다. 이달 개막하는 음악축제를 찾는 관객이 늘고 있는 것이 그 징표다.

예술의전당이 지난 2일 오후 2시 개설한 ‘2021 교향악축제’ 티켓 예매 홈페이지는 열자마자 마비됐다. 순간 접속자 수가 급증해서다. 접속 지연은 40분가량 지속됐고, 전체 티켓 중 46%(1만494장)가 이날 팔렸다. 예술의전당 관계자는 “지난해와 달리 축제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며 “하루 평균 8000명이 접속하면서 판매 추이가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됐다”고 말했다.

올해로 33회째를 맞는 교향악축제는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22일까지 열린다. 국공립 교향악단이 대거 축제에 참가한다. 21개 악단이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번갈아 공연한다. 2012년 이후 최대 규모로 축제가 꾸려졌다.

26일 경남 통영에서 개막하는 통영국제음악제도 눈길을 끈다. 공연 소비가 침체된 상황에서도 예매율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티켓 판매 시작일인 지난달 17일부터 2주 동안 예매율은 71%(2일 기준)에 달했다. 2019년에는 축제가 폐막할 때까지의 예매율이 80%였다.

올해 통영국제음악제에선 음악극 ‘디어 루나’가 특히 인기다. 예매가 시작되자마자 매진됐다. 발레리나 김주원과 작곡가 김택수가 합심해 공연을 기획했다. 춤과 노래, 내레이션을 통해 인생의 의미를 찾는 여정을 표현했다. 영화 ‘미나리’로 각광받고 있는 배우 한예리가 내레이션을, 가수 겸 화가 정미조가 노래를 부른다.

지금까지 공연장에서 집단감염 사례가 없었다는 점이 이 같은 활기를 이끌어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연장이 안전하다는 소비자들의 판단이 공연 수요를 회복시키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중의 관심이 커지자 공연 애호가들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공연계 관계자는 “거리두기 탓에 관람권이 절반밖에 팔리지 않아 공연 애호가들이 서둘러 예매에 나섰다”며 “조기 예매일에 관객이 쏠렸다는 건 공연 수요가 고조되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