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 논란 신경숙…사과없이 복귀 논란
신경숙 작가(58·사진)가 돌아온다. 3월 초 출간 예정인 장편소설 《아버지에게 갔었어》(창비)를 통해서다. 창비는 이를 위해 사전 서평단을 꾸리는 등 출간 마무리 작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 작가의 복귀는 창작 활동 중단 및 칩거에 들어간 지 6년 만이다. 신작은 지난해 6~12월 창비의 웹매거진 ‘창작과비평’에 연재한 작품을 고쳐 엮은 것이다. 2008년 출간해 국내외에서 큰 관심을 모았던 소설 《엄마를 부탁해》(창비)의 아버지 버전이다. 화자인 ‘나’가 나이 든 아버지와의 추억을 계기로 유년 시절과 가족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고통스런 삶을 참으면서 자신의 자리를 지켜낸 아버지의 삶과 자신의 삶을 교차해 보여주면서 가족을 이야기한다. 소설 연재를 시작하면서 신 작가는 “언제나 지금도 뭔지 당신 뜻대로 되지 않은 힘겨움 앞에 서 계시는 나의 아버지께 이 작품을 드리고 싶은 마음으로 쓴다고 말하고 싶으나 사실은 오그라든 제 마음을 회복하기 위해 쓰는 것인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신 작가는 2015년 단편소설 ‘전설’이 일본 작가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 중 다섯 곳을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작품활동을 중단했다. 이후 칩거하던 그는 2019년 계간 창비 여름호에 중편소설 ‘배에 실린 것을 강은 알지 못한다’를 발표하며 복귀 움직임을 내비쳤다. 하지만 복귀는 이르다는 여론이 커지면서 다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의 표절 사건이 당시 문단 전체에 미친 파장을 고려하면 복귀에는 여전히 부정적인 목소리가 문단 내부에서 들린다. 익명을 요청한 한 문학평론가는 “과거(표절) 문제가 명확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 작품이 그냥 소설로서만 다가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소설 출간은) 작품보다는 논란이 된 그 문제를 다시 환기시키고 그걸 독자들에게 대면케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젊은 작가들이나 평범한 작가들에게 그런 일이 터졌다면 과연 복귀가 이렇게 쉬웠을지 생각해보면 신 작가에게 표절은 아무것도 아닌 일이었던 것 같다”(소설가) “표절에 대한 공식 반성도 없이 홀연히 문단을 떠났다가 속죄 없이 돌아오는 것은 인간의 도리가 아니다”(네티즌) 등의 반응도 나왔다.

반면 복귀는 작가의 자유라는 의견도 있다. 또 다른 평론가는 “복귀 여부는 작가 자신이 결정할 문제”라며 “판단은 독자들이 알아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