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작가상 수상자 이현석
첫 소설집 '다른 세계에서도'
우리 사회 쟁점에 던지는 8가지 질문

“정치적 산문을 문학적 비명으로 환원하고자 하는 작업이다.”

이현석 작가는 지난해 계간 ‘문학동네’ 여름호에서 자신의 글쓰기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동시대적 윤리와 사회문제를 소설로 풀어내온 그가 이런 맥락의 소설들을 모아 등단 4년 만에 첫 소설집 《다른 세계에서도》(자음과모음)를 출간했다.

2017년 등단한 그는 지난해 문학동네에서 주관한 젊은작가상을 수상하는 등 문단에서 주목받는 작가다. 이번 소설집에는 표제작이자 젊은작가상 수상작인 ‘다른 세계에서도’를 비롯해 8편을 실었다. 우리 사회의 윤리적 고민과 쟁점들에 대해 정교하고 치밀하게 질문을 던지는 작품들이다.

책 머리에 실린 ‘그들을 정원에 남겨두었다’에선 과거 동성애자임을 밝히면서 부인과 딸을 떠난 주인공 이시진이 식물인간 상태의 환자로 등장한다. 10년을 함께한 동성 연인이 병원에 찾아오지만 어떤 관계도 인정받지 못한 채 이시진의 가족에게 쫓겨난다. 이를 본 친구들이 ‘생활 동반자법’ 제정을 공론화하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사실을 과장하고 각색하면서 갈등을 겪는다.

표제작은 낙태죄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헌법 불합치 결정을 배경으로 했다. 산부인과 의사인 1인칭 화자(지수)가 아직 태어나지 않은 조카에게 보내는 전언 형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너를 따라가면’에선 1980년 광주를 배경으로 ‘여성 젠더’라는 렌즈를 통해 그날 광주의 시공간을 환기한다.

수록작 중 병원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 많고 의학적 내용의 구체성이 실감날 정도로 뚜렷하고 정교하다. 작가는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이기도 하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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