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하는 페미니즘

▲ 모든 여성은 같은 투쟁을 하지 않는다 = 미키 캔들 지음. 이민경 옮김.
미국의 흑인 페미니스트 작가인 저자의 두 번째 책. 미국에서 지난해 출간된 원제는 'Hood Feminism'이다.

저자는 흑인 인구가 밀집된 지역을 가리키는 속어인 '후드'에서 성장기를 보냈고, 학계에서 페미니즘을 배우지 않았으며 군인으로서 직업적 이력을 쌓았다.

그런데도 이 책이 출간된 직후 미국 유력 매체들이 주목한 이유는 날카롭고 직설적인 비판, 한 가지 사건에 얽힌 여러 가지 문제를 바라보는 통찰력 있는 시선 때문이다.

특히 '페미니즘 이슈'라고 여겨지지는 않지만, 우리 삶을 둘러싼 문제들인 주거, 정치, 교육, 의료, 식량 불안, 젠트리피케이션, 범죄 등에 대해 말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런 주제는 페미니즘 이슈가 아니라는 지적에 저자는 "사실은 맞다.

단지 어떤 여성의 삶에서는 페미니즘 이슈가 아닐 뿐이다"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한 인터뷰에서 '후드 페미니즘'이 무엇을 의미하느냐는 질문에 "살아 있는 페미니즘이라고 말하고 싶다.

사람들이 기본적인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살아 있는 페미니스트 경험 말이다"라고 답했다.

서해문집. 368쪽. 1만8천원.
[신간] 모든 여성은 같은 투쟁을 하지 않는다

▲ 연대하는 페미니즘 = 정현백 지음.
문재인 정부 첫 여성가족부 장관을 지낸 정현백 성균관대 명예교수가 한국 페미니즘 운동의 역사를 소개한 책. 저자는 '올드페미'로서 '영페미'에게 '연대의 힘'을 강조한다.

저자는 1931년 고무공장에서 일하던 여성 노동자들의 비참한 현실을 알리기 위해 대동강 을밀대 지붕에 올라갔던 노동자 강주룡과 그로부터 80년이 지나 정리해고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조선소 크레인에 올라간 노동자 김진숙은 크게 다르지 않으며, 100년 전 선구적 페미니스트로 살았던 나혜석과 한국 사회에서 여성으로 살아가는 것의 고통을 고스란히 보여준 82년생 김지영의 이야기는 이어져 있다고 말한다.

책은 페미니즘의 관점으로 한국의 근현대사를 다시 읽어냄으로써 이런 이어짐을 보여준다.

한국 최초의 여권 선언인 '여권통문'부터 1970∼80년대 '공순이'로 불렸던 여성 노동자들의 저항, 1987년 민주화 항쟁을 전후로 나온 '새 여성운동' 등에 주목한다.

아울러 저자는 독일 통일 이후 동독 여성들이 최하층을 차지하게 된 것은 통일 과정에서 여성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하지 못한 결과라고 지적하며 한국의 페미니스트들도 젠더 관점의 통일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한다.

동녘. 256쪽. 1만6천원.
[신간] 모든 여성은 같은 투쟁을 하지 않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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